러 大選개표...정부반응

입력 1996-06-17 14:59:00

"한반도 영향등 대책 촉각"

○…정부는 러시아大選 초반개표 결과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과반수 확보실패로 다음달 7일 결선투표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된다고 분석하며 개표진행상황에 따른 대선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선거에서 개혁과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옐친대통령이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를 3%포인트 정도 앞서는데 불과하지만 전반적 상황은 옐친에게 다소 유리하다고 보면서 관망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는 17일오전 金光一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柳宗夏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러시아 대선 초반개표 결과와 전망을 보고받고 향후 우리 정부의 대응방안을 숙의했다.청와대는 현재 개표결과가 공산당의 영향력이 강한 극동지역의 결과인 만큼 개표가 진행될수록옐친대통령이 2위인 주가노프후보와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면서 크게 놀라운 사실은 없다며 비교적 대세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어차피 다음달 7일로 잠정결정된 결선투표로 가게 되겠지만 예상밖으로 선전하고있는 퇴역장성인알렉산드리 레베드후보가 옐친진영과 연합 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舊공산국가로의 회귀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

그러나 청와대는 저조한 투표율 자체가 러시아국민들이 옐친의 개혁을 간접비판하는 의미로 분석되는데다 러시아 대선결과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한반도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선투표까지 3주간은 미래를 지향하는 민주.개혁세력과 과거회귀적인 공산세력으로 재편과정을 거칠 것 이라며 3위인 레베드후보의 향배에 따라 러시아 개혁의 앞날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고 분석했다.

○…외무부도 담당부서인 동구과 직원들이 일요일인 16일에도 모두 출근, 모스크바 현지공관과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비상근무하는 등 러시아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대책을 수립중이다.

일단 초반 개표결과 옐친대통령이 공산당의 주가노프후보를 앞서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나 과반수 확보가 어려워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전망.

한 당국자는 퇴역장성 출신인 레베드가 같은 민족주의자인 지리노프스키의 표를 흡수해 3위로뛰어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그동안의 예측과 별 차이가 없다 면서 이 추세대로 간다면 2차 결선투표에서 옐친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 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결선투표에서는 레베드와 개혁파 기수인 야블린스키, 극우민족주의자 지리노프스키후보등 세사람과 선두주자인 두 후보간의 합종연횡에 따라 승부가 결정날 것 이라며 지리노프스키를 제외하고는 모두 親옐친으로 볼수 있어 옐친대통령이 약 40%의 지지를 얻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고 관측.

외무부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한반도 4者회담에서의 러시아 배제등으로 미묘한 관계에놓인 韓-러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옐친대통령이 당선되면 기존의 韓-러관계에 커다란 변화는 없을것 이라면서 하지만 4자회담에서의 러시아 배제등으로 양국관계가 미묘해 지고 있는 만큼 이에대한 만반의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무부는 옐친대통령과 프리마코프외무장관의 연내 訪韓을 추진하고 올 가을로 예정된韓-러 경제공동위 1차회의를 통해 양국의 상호동반자 관계를 심화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전개할 방침이다.

외무부는 그러나 주가노프가 승리할 경우 러시아의 對한반도 정책과 양국간 경제협력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주가노프 당선시 러시아 국내정책면에서는 일부 기간산업의 再국유화, 무역보호주의 강화, 농업부문의 사유화조치 중단등의 조치가, 對外정책면에서는 對한반도 외교에 있어서 親北선회 가능성이높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한 당국자는 주가노프가 당선될 경우 양국의 무역이나 한국 기업의 對러시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면서 하지만 양국관계가 상호 경제적 이익에 기초하고 있어 급격한 단절이나 악화는예상되지 않는다 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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