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

입력 1996-06-12 14:55:00

"가스누출 無防備인가"

도시가스管의 파손에 의한 가스누출은 그 量이 아무리 많아도 정압기 누출감지시스템에 의해 자동감지가 안되고 주민신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보도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뒤짚어 말하면제2 제3의 上仁洞가스참사 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현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지난해 上仁洞 참사에서도 경험했듯이 가스사고는 일단 발생했다하면 순식간에 대형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이같이 누출예방부재의 원시적인 사고요인까지 잠복하고 있다니 시민들의불안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 보도에 접한 시민들은 지난해의 그 악몽을 겪고도 아직까지 근원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데대한 원천적 의문과 함께 분노마저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은 역시 앞서 지적했듯이 속수무책일뿐이라는 정말 어처구니 없고답답한 상황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현 국내기술진으로 가스管파괴에 의한 가스누출자동감지시스템 개발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첨단 컴퓨터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기술수준이 이 모양으로 대형참사의 노출에도 속수무책이라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 기술개발투자에 인색한것인지 혼신의 노력으로도 극복이 안되는 것인지 당국에 묻지 않을수 없다.

上仁洞참사에서 보여줬듯이 도시가스管을 파괴할수 있는 요인은 우리 주변에 무수히 깔려있다.大邱시내에만 대구도시가스회사측에 의해 현재 깔려 있는 가스관은 대형본관.공급관만 6백20㎞에사용자관으로 불리는 가정 인입관까지 합하면 무려 1천6백㎞에 달하고 수용가는 23만세대에 이른다. 여기에 지하철공사를 비롯해 도로확.포장, 수도.전기공사, 각종 건축공사등으로 인한 도로굴착공사가 수없이 이루어 지고 있다. 도시가스회사측에 신고되는 것만 하루평균 30건이라니 일일이신고할수 없는 건수까지 감안할때 도시가스관 파손위험요소는 산술적인 계산의 범위를 넘고 있다. 여기에다 크고 작은 가스누출사고는 하루에 1.4건꼴인데다 지난해보다 급증추세에 있다. 지난해 8월에는 大邱 西門시장주차장에 설치된 소규모 정압기고장으로 가스가 대량 누출, 인근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끝에 이사고 역시 주민신고에 의해 대구도시가스측이 출동, 가까스로 수습한바있는 실례도 있다. 시민들은 살얼음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근원적해결책은 정부차원에서 자동감지시스템개발을 서둘러야겠고 두번째는 도시가스 회사측의철저한 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가스안전공사나 대구시당국의 감독도 시민입장에 서서 더욱철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로선 사고예방의 최후보루는 역시 시민 스스로가 파수꾼이되어 가정점검 못지않게 사각지대의 가스누출 신고를 생활화하는 길 밖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