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間데스크

입력 1996-06-12 00:00:00

"지방화로 경쟁력 제고를"

부산서울간 물류비용이 부산에서 뉴욕까지 가는 운송비보다 더 먹히는 상황아래선 국제경쟁력강화 운운하는 그 자체가 말장난에 불과해요

모든 권한이 여전히 서울에 몰려있는데다 사사건건 발목만 잡는 관료들의 무사안일적 사고방식하에선 기업을 하는 사람이 오히려 얼빠진 사람입니다

중앙집중체제 여전

경제현장에 있는 기업인들은 볼멘소리가 아니더라도 최근들어 우리 국가경쟁력에 대해 우려하는목소리가 높다. 낮은 SOC투자로 인해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다 중앙집중체제로 인한 혼란과 추가비용부담 지원보다 오히려 발목을 잡는듯한 행정체계등이 여전히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들어 부쩍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수도권에 인구 절반 집중 등 사회구조가 소비지향형태로 돼있는 현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쟁력 제고는 있을수 없다고 일부 학자들은 단언까지 한다.

반도체 조선 철강등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상품들도 최근의 엔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부진이 겹쳐 경상수지적자가 연말목표선인 70억 달러를 넘어서자 경제계등 사회전반에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높다.

이런 상황가운데 최근 발표된 스위스국제경영연구원(IMD)의 한국 국가경쟁력이 한단계 내려앉았다는 분석은 우리에겐 뼈아픈 지적이 아닐수 없다.

이 분석에 따르면 우리의 경쟁력이 칠레나 중국보다 뒤진 27위에 랭크되어있다.국제경영연구원의 분석중 정치 행정등 정부부분이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은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정부부문 순위가 작년 18위에서 33위로 곤두박질, 전부문에 걸쳐 꼴찌를 맴돌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개선요구 번번이 묵살

뼈아픈 지적을 당한 당국에선 이 조사기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뒤이어 발표된 제네바에본부를 둔 경쟁포럼 자료인 20위를 들어 국가경쟁력 약화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경제현장에선 피부로 이 조사에 수긍을 하고 있다.

역사바로세우기 등 워낙 손볼것이 많아서(?) 경쟁력 제고 부문에는 미처눈을 돌릴 틈이 없었던탓인지 모르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없는 편이 아예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마저 나오고 있다.

경영연구원의 분석중 정부의 낙후성 부분중 권한의 중앙집중 관료주의 행정의 불투명성 등은 우리가 매번 개선을 요구하고 매 정권마다 시정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여전히 바로잡히지 않는 부분이다.

지난해 우리는 6.27선거를 통해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열었다. 정치는 물론 사회, 문화 등 일상 전반에 걸쳐 기본적인 틀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중앙집중 폐단을 시정,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 정치 행사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기대는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고 주요 권한은 여전히중앙에서 거머쥐고 있어 참다운 지방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참다운 地方化 절실

광역단체장인 대구시장마저도 5급공무원 자리옮기는 권한마저 주어지지 않고, 국제화라 하지만단체장들의 해외출장마저중앙승인을 받아야 한다. 권한이 양보나 때론 사소한 문제를 트집잡아길들이기에 눈이 시퍼렇다.

대구시의 도시기반 조성을 위한 외자도입 추진을 통화유발 우려를 내세워 거부하는것 같이 각종사업에도 지원보단 오히려 발목을 잡는 느낌마저 든다.

허물뿐인 단체장이고 이름뿐인 지방자치인 셈이다.

이래선 참다운 지방화란 영원한 것이고 국가경쟁력 제고는 물건너 간것이나 다름없다.명실상부한 지방화만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지름길이라는 것을 6.27선거 한돌을 맞아 다시한번 강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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