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6-06-04 14:18:00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같을 수가 없다. 특히 그것이 돈과 연관지어질 때 나타나는 첨예한 반응이란 아무래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최대공약수는 없는 듯하다. 그러나 개혁을 내세운 대통령의 임기가 1년8개월밖에 남지않았으니 사정 칼날은 갈수록 무딜 것이고… 라며 직위를 이용, 돈 긁어 모으는고위공직자들에게는 공통의 축재 명분이 있는것 같다. ▲이와 대조적으로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평생을 삯바느질로 번 돈 1억원을 쾌척한 인천의 尹善玉할머니(78)의 예사롭지 않은 사랑은 그런 점에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범부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친다. 尹할머니는 우유배달원, 페인트공, 주방장등 별로넉넉하지 못한 이들의 심장병 아기들 6명에게 이미 새 생명을 안겨줬다. 이 돈으로 앞으로도 25명의 심장병 아기들을 더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사코신원을 밝히지 않겠다는 尹할머니가 병원측에 억지로 이끌려 나와 새댁들의 아기를 쓰다듬는 덤덤한 모습은 지금의 40대이상이면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다. 여자이지만 결코 호들갑스럽지 않고 때로는 아버지보다 더 엄하고 매서웠던 품성에서 이처럼 진한 사랑이 배어 나오는 것이다.▲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의 건립을 반대하기 위해 일치단결 로 공사장을 막고 시위를 벌이는 대도시 새댁들의 모습은 적지 않게 사람들을 착잡하게 한다.그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자녀교육 악영향과 아파트값 하락이다. 이런세태에 尹할머니의 모습은 우리를 숙연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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