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미리보는 투표현장

입력 1996-05-31 14:55:00

운명의 날이 밝았다.그동안 사활을 건 싸움을 벌여온 한.일 양측의 한표호소에 숱하게 시달려온FIFA 집행위원 21명은 1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 취리히 FIFA 본부 회

의장에 둘러앉는다.

집행위원들은 주앙 아벨란제 회장을 중심으로 ㅁ 자형태로 자리를 잡은 뒤 한국, 일본순으로 30분씩 실시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설명회)에서 양국의 유치계획과 준비 상황 등을 듣는다.

이날 설명회에는 한국에서 구평회 유치위원회 위원장과 송영식 사무총장 등 5명이, 일본측에서는 나가누마 겐 일본축구협회 회장과 오카노 순이치로 IOC위원 등 5명이 각각 회의장에 입장한다.

양측이 미리 준비된 인쇄물과 함께 비디오 등 시청각 자료를 곁들여 영어나 불어중 하나로 설명을 마치고 퇴장한 다음 한국시간 오후 5시께 곧바로 역사적인투표에 들어가게 된다.

투표는 집행위원 영문이름 알파벳순.

회의장내에 설치된 기표소에서 사인펜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쪽에 ○표를 하는것으로 간단히 끝난다.

투표함은 밀봉돼 승용차로 5분거리에 위치한 돌더 그란트호텔 기자회견장으로옮겨진다.

그러나 투표에서 개표에 이르는 과정이 유리병안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투명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FIFA 방침에 의하면 투표에서 개표까지 2시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

FIFA가 유치위에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투표후 2명이 검표를 할 수 있도록 돼있으나 검표요원의 선정요건은 물론 검표자체를 집행위원이나 보도진이 보는앞에서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시돼있지 않다.

FIFA 본부에서 2시간을 보낸다면 보안상 허점이 있을 수도 있다.

정몽준 FIFA 부회장은 이런 점을 염려, 투표직후 회의장에서 즉각 개표해 의혹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도록 해야한다고 아벨란제회장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

물론 투표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유럽 또는 아프리카연맹이 31일 오후4시 집행위에서 공동개최안을 예정대로 안건으로 상정, 통과될 경우 다음날인 6월1일 개최지 결정투표는 자동적으로 취소된다.

결국 이번 FIFA의 2002년월드컵 개최지 결정은 이래저래 막판까지 혼미에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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