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 '공동개최' 投票 딜레마

입력 1996-05-30 14:30:00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31일로 예정된FIFA 집행위원회가 임박하면서 딜레마에 빠져있다.

정회장은 아벨란제 FIFA 회장에 대항하는 개혁세력인 유럽측의 공동개최 주장에 동조해 찬성표를 던진다면 유치 후보국으로서 위신 추락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민감정이 일본과의 공동개최를 원치 않는다는 점이 공동개최가 확정되더라도 정회장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월드컵 유치의 큰 지지세력인 유럽이나 아프리카쪽의 기대를 저버리고 우리 생각대로 단독개최를 희망할 수도 없는 처지다.

유럽이나 아프리카표의 이탈은 바로 월드컵 유치전의 패배를 의미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러면 처음부터 일관되게 유지해온 입장인 FIFA의 룰에 따른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기권을 해야할까.

일부에서는 유치 당사국 집행위원이라는 이유로 가장 무난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그동안 단독 개최를 고수해온 일본에 비해 다소 애매한 태도로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유럽쪽의 따가운 눈초리도 의식해야 할 판이다.

○…유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일본 편들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레나르트 요한슨 유럽축구연맹(UEFA)회장을 중심으로 한 反아벨란

제세력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안의 관철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요한슨 UEFA회장은 29일 스톡홀름에서 공동개최안 상정방침을 재확인한데 이

어 이날 밤 취리히에 도착한 직후에도 유럽연맹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거듭강조했다.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유치전에 따른 정보유출 우려로 기자들의 취재활동이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는 29일 오후 자국 기자들을 상대로기자회견을 개최.

그러나 양국의 기자회견은 구체적인 정보전달보다는 기존의 방침 확인과 함께유치와 관련, 종전의 자신있다 는 표현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 는 신중한 자세를보인 공통점을 가졌다.

○…유럽언론들의 월드컵유치 관련기사는 대체로 아벨란제 FIFA회장의 독재를비난하면서도 한일간의 공동개최를 촉구하는 것이 주조.

유럽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영국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紙는 아벨란제의22년간에 걸친 장기간의 독재로 31일 FIFA 집행위에서는 큰 사건이 벌어질지 모른다 고 경계하면서도 스포츠에 반드시 승자와 패자를 가릴 필요가 없다며 공동개최를 유도.

주 2회 발행되는 축구전문지 키커 도 에드가 브라운 독일축구협회장의 말을인용, 공동개최를 촉구하는 요지의 글을 게재.

한편 오는 30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紙에는 간지 8면에 걸쳐 한국의 월드컵 개최의 당위성, 축구 기여도, 시설 등을 소개하는 특집면이 게재될 예정.○…이홍구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이 29일 밤늦게 취리히 공항에 도착, 한국의 유치위원단에 합류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홍구 명예위원장은 공항에 마중나온 유치위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곧바로 숙소인 취리히 호텔로 직행.

한편 이 위원장 공항도착에는 일본 기자들이 나와 자국 신문에 보도된 바 있던김영삼 대통령의 취리히 방문 가능성을 묻기도.

(취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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