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綜生簿개선의 문제점

입력 1996-05-27 14:35:00

교육부가 올 봄 신학기부터 시행중인 중.고교의 종합생활기록부 제도의 변칙운용을 막기위해 평균석차제를 중심으로 하는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주지하는 바처럼 종합생활기록부는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중.고생들의 정상적인학교생활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 봄 신학기부터 선을 보인 것이지만 일선학교의 악용으로 긴급대응이 없는한 무용지물이나 진배없이 됐다.

일선 중.고교들이 교과목별 동점자를 같은 백분율 석차로 처리토록 한 종생부관리지침을 악용해 시험문제를 쉽게 출제하는 방식으로 고득점자를 양산하는상황에선 최소한의 개선효과조차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본란은 먼저 일이 이 지경이 된 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이 종생부 자체가 안고 있는 예상문제점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대비책을연구했었는지 먼저 묻고 싶은 것이다. 의도와 목적이 좋은 이상 일단 시행부터하고보자는 졸속이 도처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학생들을 시험지옥에서 벗어나게 하고 전인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가 뿌리내리기도 전에 부작용만 불거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긴급 개선방안으로 내놓은 평균석차제의 의미를 이해한다.

그러나 교과목별 시험결과 동점으로 같은 석차의 학생이 다수일 경우 같은 석차인 학생수의 중간순위로 석차를 매기는 평균석차제는 문제가 없는가.

예컨대 1백명의 학생이 시험을 치른 결과 1등이 5명이면 모두 1%로 처리되는현행의 지침이 평균석차제의 경우, 5명 모두 중간석차인 3%로 분류되게 돼 있다. 그러나 이것이 원론적으로 하자가 없는지 되짚어 볼 일이다.

교육부가 이같은 개선안을 낸 것이 고득점자 양산을 막기위한 조치임을 이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차라리 다수의 동점자중 주관식 문항이나 배점이 높은 문제의 답안을 비교, 석차를 달리 매기는 방법이 보다 교육적일 것이다.

교육부는 평균석차제와 함께 일선 학교단위의 학교운영위원회나 성적관리위원회에게 종생부 평가 내용과 방법을 공개 심의토록 해 학부모들의 성적감시기능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가지 보완책이 있을 수 있으나 문제는 일선 교사들의 양심에 입각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또 이를 대입전형의 기본자료로 삼는다는 종생부제도의 기본골격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학기말 고사까진 1개월여밖에 시간이 없다. 학기말 고사전에 확실한 대응책마련을 촉구한다.

학기말 고사이후에 불거질 부작용은 중간고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교육당국이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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