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5.18공판 변호인 전략

입력 1996-05-20 14:35:00

"공인사실 부당성 입증 주력"

오는 20일 열리는 12.12및 5.18사건 8차공판에서는 지금까지 7차례공판에 걸쳐 신군부측의 반란및내란을 통한 집권과정을 추궁했던 검찰측 직접신문이 마무리된데 이어 변호인측이 반대신문을 통해 본격적인 반격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변호인측은 이번 공판에 대비 검찰측 신문사항보다 적어도 1.5배가량 많은 신문사항을 마련,12.12사건에만 全피고인의 경우 5백여문항을 준비하는 한편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2백~3백여문항씩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측 관계자는 이와관련, 공소사실의 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신문을보다 많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 며 이번 공판에서는 全斗煥피고인에 대한 신문만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고언급, 재판지연 전략을 구사할 것임을 간접시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에 대해 변호인 반대신문의 성격자체가 피고인들에게 단답식 답변 만을 유도해낼 수 밖에 없는 만큼 재판진행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 이라며 만일 변호인측이 검찰신문에대항한 변론이나 검찰신문 탄핵등 정당한 변호활동을 무시하고 재판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12.12및 5.18사건 공판에서 비자금 사건 뒷얘기를 들춰낼 경우 즉각 제지할 것 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재판부는 이번 공판에 앞서 신속한 재판진행을 위해 매공판마다 가능한 공판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지나친 장기간 재판은 재판부 직권으로 제지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다시말해 재판부는 재판이 예상보다 이른 오후 2~3시께 끝나더라도 남은 시간을 활용해 재판부직권으로 신문을 계속한다는 것이며, 신문과정에서 변호인측이 불필요한 신문을 계속하거나 이미검찰신문 단계에서 확인된 것을 재차 물을 경우 이를 강력제지한다는 것으로 재판부가 끌려가는재판 을 하지 않겠다는 것.

따라서 이번 공판부터는 변호인측은 재판을 지연시키는 한 방편으로 당시 구체적 상황을 묘사하기 위한 신문사항을 최대한 많이 준비, 반대신문을 할 계획인 반면 재판부는 불필요한 신문에 대해 일일이 제지를 가하는등 재판진행에 상당한 불협화음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변호인측은 이번 반대신문에서 △경복궁 모임의 사적인 성격 △12.12당시 鄭昇和 육참총장연행의 정당성과 불가피성 △연행시 발포의 우발성△적법한 사후재가를 통한 지휘계통 준수 △신군부측 병력출동이 육본측에 대응한 정당한 조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집중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즉, 검찰이 12.12사건 전과정을 탈법적인 군권장악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당시사안들을 개별적으로 구분, 검찰측 공소사실을 각개격파한다는 것.

특히 경복궁 모임 의 경우 張世東 30경비단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친목모임이었으며, 鄭총장 연행은 국군통수권자인 당시 崔圭夏대통령의 재가를 얻은 정당한 수사활동의 일환이이었다는 주장을 중점적으로 거론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정당한 수사활동을 방해하고 병력을 출동시키려한 張泰玩수경사령관등 육본측 장성들이오히려 쿠데타 주역들 이고 이를 진압하기 위한 신군부측의 병력출동이 정당한 대응조치라고 주장할 계획이다.

따라서 변호인측은 鄭총장 수사의 필요성과 신군부측의 병력이동의 불가피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방대한 신문사항을 통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확인시키겠다는 입장이다.변호인측은 이를 위해 全.盧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을 우선 진행한 뒤 당시 鄭총장 수사 및 연행의 불가피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보안사 핵심멤버인 李鶴捧.許三守씨등의 순서로 반대신문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변호인측은 이날 공판에서 지난번 석명재요청에 대한 검찰측 석명을 경청한 뒤 이에 대한의견진술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검찰이 공소사실 자체를 크게 바꿀 것이 없다는 입장인 만큼 석명내용도 단순히 문구를 수정하는 등 공소장 변경에 그칠 것으로 보여 또한차례 변호인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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