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조제시험 이모저모

입력 1996-05-20 00:00:00

○…경북지역 약사 7백26명이 시험을 친 경산시 진량중고에서는 경찰 3개중대가 학교 정.후문에배치, 삼엄한 경비를 폈으나 한의대생들의 별다른 저항없이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한편 고사장주변에는 제약회사에서 마련한 격려성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어 약사와 제약회사가 오랜친구(?)임을 과시.

○…이번 한약조제시험에서는 생약감별시험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는게 약사들의 공통된 반응.

경산시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양모씨(54)는 생약감별시험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문제가 많이나왔다 며 그동안 문제가 쉽다는 여론때문에 기본적인 공부에만 신경을 섰다 고 푸념.○…한의대생과의 충돌로 실기시험장인 대구공고 도서관에 최루탄냄새가 너무 심하자 운영본부측은 필기시험시간을 이용, 소방차 2대를 부랴부랴 불러 물을 뿌리고 청소를 하는등 소동. 오후1시부터 실시된 실기시험에서도 아직 가시지않은 최루탄냄새로 수험생들은 연신 재채기를 하면서 한의대생들을 원망.

○…시험장에 입실하는 때와 맞추어 한의대생들의 고사장 점거가 일어나자 이미 입실한 수험생들은 해도 너무한다 며 맹공. 수험생들은 뒷담을 넘어오는 한의대생들이 보이는 쪽쪽 경찰에 알려주느라 목이 쉬는 광경마저 연출. 9시 30분전에 교내에 들어온 한의대생들이 경찰에 의해 교문밖으로 나가자 안도하는 모습들.

○…실기시험이 끝나는 대로 수험생을 내보낸 운영본부측은 시험이 끝난 약사들이 시험을 치르지않는 수험생들과 접촉을 막기위해 골머리를 앓는 모습. 운영본부측은 시험이 끝난 사람과 예정자를 격리시키기위해 시험이 끝난 수험생을 바로 정문으로 퇴장시키느라 일일이 인솔하는 광경을연출.

○…시험을 끝낸 약사들은 필기시험은 2년동안 준비한 탓인지 비교적 쉬운편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감별시험은 1년에 한번도 쓰이지 않는 희귀본초만 모아 놓아서 어려웠다며 과락을 걱정하는 모습.

수험생 석광열씨는 희귀본초만 시험을 치게하는 것은 약사들을 떨어뜨리기 위한것으로 보인다며 한의대교수들의 제시한 감초나 녹용 같은 수준의 시험문제는 눈을 닦고 봐도 없었다며 한마디.

○…18일 결혼식을 올리고도 19일 조제시험 때문에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대구시 수성구의 김모씨(28)는 실기시험이 늦어지자 본부측에 신혼여행 시간을 맞추기 위해 빨리 시험을 치르게 해달라고 애원. 본부측은 즉시 김씨의 애타는 사연을 듣고 시험시간을 앞당겨주어 김씨는 제일먼저실기시험을 치르고 결과는 어쨌든 신나는 발걸음.

○…이날 고사장 주변에는 한의대생 학부모 20여명과 약사 수험생 가족들이 상호 비방전을 펼치는등 고사장바깥에서도 치열한 한.약분쟁을 전개.

경찰이 북쪽 담을 넘어 학교안에 진입한 학생 40여명을 곤봉으로 진압하자 일부 약사측 가족들이잘한다 며 박수를 보내자 한의대생 학부모측은 경찰과 약사측에 격렬히 항의.

○…이날 오전 8시40분쯤 고사장에 입실하려던 수험생 이강욱씨(31.달서구 월배2동)는 시위대와경찰의 몸싸움 과정에서 넘어져 머리부상을 입고 곽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학교안에 진입했던 한의대생등 1백72명이 경찰에 연행돼 대구시내 7개 경찰서는 북새통.조사과정에서 한의대생들은 경찰에게 누구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며 당당한 자세로 시위참가 동기를 진술.

○…이날 오전 8시20분부터 2시간 가량 벌어진 시위로 대구공고 정문앞 도로는 찢어진 시위깃발과 최루탄 파편등이 널려 전쟁터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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