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한국미술계

입력 1996-05-14 14:46:00

"[월간미술]설문"미술계의 국제화 추세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90년대 한국미술계를 이끌어갈만한 비중을 가진 대표적인 작가는 누구일까?

월간미술 이 미술평론가, 미술사가, 큐레이터, 미술담당기자등 미술계 인사 54명을 대상으로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부문별로 조사한 결과 전통과현대미술을 융합해 조화시킨 작가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젊은 작가들이 대거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르별 대표작가는 서양화부문에서 모노크롬계열의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정창섭씨와 임옥상 조덕현 이강소 김홍주씨등이 손꼽혔고 한국화부문에서는 서세옥 황창배 이종상 송수남 이왈종 김기창 김호득(嶺南大교수) 김병종씨가 부각됐다. 조각부문은 심문섭 조성묵 류인 최인수 강관욱 신현중 문인수 이형우씨등이 베스트10에 들었고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설치부문에서는 전수천 육근병 조덕현 이상현 백남준 윤동구 김수자 안성금씨등 대부분30-40대작가가 차지했다.

한국미술계에 영향력이 큰 작가로는 백남준 박서보 이종상 이우환 서세옥 이두식 김영중 김기창 윤명로 송수남씨와 作故작가 김환기 이응로 이상범 박수근김종영 장욱진 박생광 변관식 이중섭이 손꼽혔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지명도가높거나 가능성이 있는 작가, 해외에서 활동중인 작가, 한국적 전통을 국제적인미술사조와 잘 융합한 작가라는 점에서 선정됐다. 한편 여성작가부문에서는 한국화의 천경자 장상의씨(돈보스꼬예술학교 교수)와 서양화 황주리 김원숙씨, 설치작업의 김수자 윤석남 안성금 이불 안필연씨등이 꼽혔다.

한편 한국미술계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응답자들은 한국작가들이 해결해야할과제로 먼저 외국작가의 스타일차용및 모방을 지적했고 현재에 안주하는 화풍과 파벌중심의 화풍계승, 상업화경향, 유행추종, 출세지향성등을 손꼽았다. 특히작품가격문제에 있어서는 현재 전반적인 작품가 수준이 상당히 높아 비합리적이며, 작품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품가격이 낮은 작가도 많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가 대부분 서울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계인사들이라는점에서 지역작가에 대한 정보부족과 편견등으로 우리미술계 전반에 걸쳐 얼마만큼 객관성을 가진 조사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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