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乘震씨 사건,검찰수사 이모저모

입력 1996-05-11 14:35:00

"국익,정치권 눈치"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의 통신담당 행정관이었던 崔乘震씨(52)에 대한 소환조사로 11개월 가량 휴화산처럼 잠복했던 외무부 전문변조사건 수사가 재개돼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외교문제는 물론 외무부와 정치권이 연결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

검찰은 현재 특별범죄 수사본부가 위치한 서울지검 청사 10~12층 출입문을 완전히 봉쇄한 채 모든 사건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崔씨를 11층 동쪽끝의특별조사실에서 조사하는등 이중의 보안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에 더해 10층 黃性珍 특수1부장실 앞에 직원과 책상을 배치,외부인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는등 보안에 매우 민감한 표정.

○…10일 오전 수사브리핑을 통해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의 브리핑을 약속했던 李鍾燦 특별수사본부장은 약속된 오후 브리핑 시간이 다가오자 특별히 발표할 것이 없다 며 브리핑을 돌연 취소.

李본부장은 崔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오늘은 청구되지 않을 것 이라며 그 외에 崔씨의 진술내용과 관련자 소환일정등은 수사내용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밝힐 수 없다 고만 언급.

○…이번 사건 수사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崔씨 개인에 대한 사법처리에 그치지 않고 국민회의 權魯甲의원이나 孔魯明외무장관등 맞고소 사태를빚은 양측중 어느 한쪽은 반드시 도덕적.법률적 책임을 질수 밖에 없기 때문.

이에 대해 검찰 주변에서는 지난해 사실여부가 아닌 정치공세로 대가를 톡톡히치른 孔장관등 외무부측은 혐의를 벗어난 만큼 崔씨를 임명했던 부분에 대한도덕적 책임만 질 것으로 관측.

대신 權의원등 당시 민주당 지도부의 경우 지난해 4월초 崔씨로부터 변조된지자제 운용현황파악 문건을 전달받아 2개월 이상 소지하다가 지자제 실시직전 폭로한 점으로 미뤄 형사책임을 지게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

특히 權의원은 2개월여의 소지기간중 문서가 변조된 것임을 확인하고도 폭로했을 가능성이 크며 적어도 6월19일의 1차 폭로때는 변조사실을 몰랐다하더라도6월25일의 2차 폭로때는 인지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를 피할 수없다는 것.

○…權의원의 사법처리 여부와 관련, 검찰수사관계자가 지난해 1차 소환때는崔씨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데다 權의원 소환 1시간여만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사건이 묻혀 운좋게 빠져나갔지만 이번엔 전혀 상황이 다르다 고 말해 주목.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본질과는 다르지만 선거가 임박한 시점의 저질폭로전은 반드시 고쳐져야할 구태 라며 이번 사건 수사재개는 그같은 행위에 대한경종을 울리게 될 것 이라며 權의원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李鍾燦수사본부장은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면서 외교문제도있는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보도해달라 고 주문해 눈길.

李본부장은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검찰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철저하고도 신속하게 수사할 것 이라고 다짐한 뒤 기자 여러분들도 외교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는지 각별히 조심, 국익에 반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

○…이날 오후 4시께 참고인자격으로 소환된 당시 뉴질랜드 대사 李東翊 외교안보연구원교수는 崔씨가 본인에게 보고한 문서외에 변조문건을 갖고 있던 것이 틀림없다 고 단언.

담담한 표정으로 서울지검 청사에 나타난 李씨는 현재로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면서도 본인이 처음 崔씨로부터 보고받은 문건과 崔씨가 제공, 權의원이 폭로한 문건이 다른 것은 확실하다 고 말한 뒤 조사실로 직행.

○…10일 오전 강제입국한 駐뉴질랜드 한국대사관 崔乘震 전행정관은 오랜 비행시간때문에 조사도중 조금만 쉬었다 하자 며 피로를 호소해 이날 오후시간일부를 수면으로 보냈다고 검찰 수사관계자가 전언.

이 관계자는 10시간 이상의 비행과 시차적응 때문에 피로가 쌓인 것 같다 며긴급구속 시한이 아직은 여유가 있는 만큼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조사해도 별상관없을 것 이라고 느긋한 표정.

○…崔씨는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내에서 서울지검 수사관에 신병이 인계될 당시 문민정부가 날 죽이려 한다 며 큰 소리를 지르는등 奇行을보여 수사관들과 승객들을 일순 당황케 했다고.

검찰의 한 수사관계자는 오랜 외국생활탓인지 崔씨의 말이나 행동이 마치 유신시절 사람을 연상시킨다 고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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