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 대권주자반열

입력 1996-05-09 14:42:00

"YS심기 건드리지 말자"

요즘 여권내 대권주자반열에 오른 인사들이 후보그룹에서 한발짝씩 빼고 있다. 이는 총선이후 드러난 새로운 모습이다. 총선이 예상을 깨고 金泳三대통령의 정국및 당 장악력을 한층 더 높이는결과로 나타난데 원인이 있는 듯 하다.

이같은 현상은 민주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계맏형인 崔炯佑의원이 대권주자에서 킹메이커역할로 한단계 내려오는 듯한 발언을 했고 민주계新실세인 金德龍의원도 대권반열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민정계대부인 金潤煥전대표는 총선직후부터 無慾을 역설했다.

물론 이들이 대권주자후보그룹에서 후퇴하고 있는 것은 현재 낮은 포복을 할수 밖에 없는 상황때문인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사실상 대권포기를 선언하고 나선 인사는 金潤煥전대표다. 그는 대표직을 내놓으면서국회의장직에 내심 의중을 두고 있었다. 그런 그가 일전에 국회의장이 되면 대권주자는 아니지않느냐 고 못을 박아버렸다. 자연 그는 킹메이커쪽에 관심이 더 많음을 밝힌 것이다. 이번 당직개편에서 나타난 민주계독식이 오히려 그의 국회의장임명가능성을 높여주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는 민주계중진인 崔炯佑의원이 전국위행사가 있던 지난 7일 이전과 다른 발언을해 정가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날 모강연회에서 무엇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한 발 물러나 조정하고 조율하는 사람이 국민의 존경을 받음으로써 정치문화가 한단계 성숙할것 이라며 자청해서 대권주자후보群에서 자신을 배제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어 그는 킹메이커역할여부에 대해 3金시대가 끝나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만큼 혼란을 추스리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이를 시인하기까지했다.

정가에서는 이에대해 이제 그는 대권주자 와 킹메이커 라는 두개의 얼굴을 통해 상황에 맞게진로를 결정하지않겠느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그 자신도 金대통령휘하라는 점을 계속 강조한 점에 비춰 일단 金心 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그리고 이번 당직개편때 화려하게 복귀한 金德龍정무장관도 첫소감자리에서 느닷없이 그동안 나를 대권반열에 올려놓기도 했지만 능력의 역부족으로 이미 그런 반열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냐는생각이 든다 고 물러섰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도 그의 기용에 대해 세대교체와 미래지향적인 정치와 연결시킬수는 있겠지만 대권구도와 연관지어 생각지는 말아야 한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도 金장관이 유력대권주자로서 주시대상인 것은 분명하다.

또 차기대권주자물망에 올랐던 李壽成국무총리도 최근 차차기대권주자로 나설수도 있음은 어렴풋이 암시했지만 차기대권주자로 나설 의향은 전혀없음을 분명히 했고 李洪九신임당대표도 취임기자회견에서 1백% 뜻이 없다 고 확언했다.현재 李會昌,朴燦鍾씨 그리고 李漢東국회부의장등만이연말까지 대권논의는 바람직하지않다 는 입장만을 표하면서 아직 대권주자로의 꿈을 포기하지않고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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