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JP회동 몇번 있었나

입력 1996-05-03 14:43:00

국민회의 金大中총재와 자민련 金鍾泌총재가 정치역정 30여년만에 처음으로 4일 국회에서 공식단독대좌한다.

4.11 총선 직후부터 조심스럽게 야당총재회동이 거론돼왔으나 金泳三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먼저이루어지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 하다가 야당파괴 선거사정 시비가 일면서 가속도가 붙어 4일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기로 한 것이다.

당초 국민회의측에서는 6일을 擇日했으나 자민련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토요일(4일)도 괜찮다 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고 국민회의도 늦출 이유가 없다 며 자민련에 화답해 일사천리로 회담일자가 결정됐다.

회담 진행배경에서 짐작되듯이 야당총재회동의 의제는 편파적인 선거사범수사, 정부여당의 인위적인 與大만들기 등 일련의 야당파괴 움직임에 대한 공조방안 모색이다. 물론 4일 兩金회동에서 구체적인 공조방안이 조목조목 나오리라는 관측은 희박하다.

2일 국민회의 韓光玉사무총장과 자민련 金龍煥총장은 총장회담이 끝난후 이미 양당 총무회담과민주당을 포함한 야3당 부정선거진상조사 6인위원회의 합의사항을 포함해 여러가지 광범위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 이라고 의제에 대해 간단히 밝힌 바 있다.

金총장은 두분 총재회동에서는 차원높은 광범위한 의견교환이 있을텐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면서 총재회동에서 큰 줄기를 만들어 주면 총장, 총무 등이 분야별로 다양한 공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즉 4.11 총선이 與小野大국회로 귀결되면서 야당의 국회운영기조가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시점에서 양당총재가 손을 맞잡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여당을 압박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우선이다.

특히 정부여당의 금배지빼가기 에 대해 야당이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며 야권에서도 선거부정청문회와 14대 대선자금 및 15대 총선지원금 청문회, 원구성협상 등을 카드로 여권을 압박할 수 있음을 재확인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번 야당총재회담과 관련 주목되는 것은 처음으로 공식단독대좌한 兩金이 과연 정치현안 에대해서만 이야기하겠느냐 는 것이다.

내년이면 대선을 앞두고 경쟁자로 맞서게 될 兩金이 본격레이스에 앞서 상대방 의중탐색, 혹은한발 더 나아가 야권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대권공조론 에 대해서도 내밀한 얘기가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각기 일부지역을 기반으로하는 지금의 정당구도로는 내년 대선에서또다시 집권당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안 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표면적인 상황에 비춰, 혹은 객관적인 조건상 양김의 대권공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인시각이지만 3당합당의 전례를 살펴보면 가능성 0% 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양金회동의 실상은 두사람만의 몫이다. 다만 그 포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정부여당의與大만들기가 정국파란을 몰고 올수 있으며 실제로 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정치권과 국민앞에재확인시키는 것이다.

〈金美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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