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선거비용 實査 이모저모

입력 1996-05-03 14:45:00

"金權 근절,그물 추적"

20당(當)10락(落)이니 해서 이번 선거가 돈 쓴 선거라는 말이 많은데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구시선관위 李建一관리과장

영수증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금배지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데 여기서 실수 할 수있나요 -대구 한 당선자 측근

선거비용 실사를 둘러싼 선거관리위원회와 총선 후보들간 물밑 싸움이 한창이다.정식 개막된 싸움은 아직 아니다. 후보들이 실사 근거가 되는 회계장부를 선관위에 제출해야 되는 기한이 오는 11일까지이기 때문.

그러나 초과지출 여부를 적발해내려는 선관위측 사전탐사와 이를 무사히 통과하려는 후보들의 준비작업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선 선관위를 보면, 비용실사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다르다. 법정선거비용에서 한푼이라도 더 쓴후보, 특히 당선자를 철저히 가려내 금권선거에 대한 일벌백계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번 실사는선거비용 사용내역을 실질적으로 따진다는 점에서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선거관리업무 사상 두번째라고 할 수 있다.

미리 준비하는 자료도 만만찮다.

대구시선관위의 경우 선거운동원 자원봉사자 투.개표참관인 등의 명단 확보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법정 한도를 초과해 선거운동원을 쓰지는 않았는지, 자원봉사자에게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았는지, 투.개표 참관인에게 비공식적으로 수고비를 전달한 경우는 없는지 등을 가려내기 위해서다.소형인쇄물 등을 찍은 인쇄물업체와 선거기획사 명부는 이미 모두 파악해둔 상태. 후보와 비밀이면계약을 맺었는지 여부가 초점이다.

멀티비전 등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도 이를 선거비용에 포함시키지 않은 사례를 찾아내는 것도주요 목표. 시선관위는 이를 위해 선거운동 당시 일일이 촬영해두었던 현장사진을 인화중이라고밝혔다.

국세청 직원들도 동원된다. 전국적으로 3백2명, 대구.경북에서 40명(대구 13개 선거구별 1명씩, 경북 27개 구.시.군위원회별로 1명씩)을 투입해 특히 선거기획사 등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맡길 예정이다.

선관위는 이번 실사결과 법정선거비용의 2백분의 1 이상을 초과해 지출한 사실이 드러나면 모두당선무효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의 경우 법정선거비용은 5천9백만~8천6백만원 정도이다.선관위는 이미 지난 6.27 지방선거에서 선거비용 실사작업을 벌인 바 있어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노하우를 축적했다고 자신한다. 지난 실사를 통해 대구에서만 11건을 고발, 모두 기소했으며 현재재판 계류중이거나 벌금형 등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후보들의 맞대응도 만만찮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힘들여 얻은 승리가 날아갈 형국이어서비용맞추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일부 후보는 공인회계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장부를 꾸미고있다는 후문이다.

검찰의 선거사정에 이어 선관위의 비용실사가 사상 최고의 재선거 사태로 갈지는 실사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말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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