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준비 어떻게 돼가나

입력 1996-04-29 14:43:00

"수익성 고려 후보지 제한"

정부는 오는 2000년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개최하기 위해 정상회의가 열리는 본회의장외에 재무장관회의등 부수회의를 열수 있는 중규모 회의장도 다른 도시에 2~3곳 선정, 본회의장과 동시에 건립토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SEM준비기획단은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회의장 유치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 민간자문위를 별도로 구성해 이 민간자문위가 다른 나라의 국제회의장 사례를 검토해 객관적인 입지선정 기준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말로 예정됐던 입지선정이 내달중순까지 늦춰지게 됐다.

준비기획단은 본회의장의 경우, 참가국 대표단이 올해 방콕회의때보다 늘어 30개국 8천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여야 하는데다 앞으로 남은 준비기간과 건립 소요기일및 교통, 숙박, 향후 활용도등 입지여건을 감안할 때 후보지는서울등으로 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 때문에 탈락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불만도 달랠 겸 정상회의와 별개 장소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등 부수회의를 함께 수용해야 할 필요성도 있어 앞으로 활용도를 고려해 2천~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규모 국제회의장도 별개의 지방자치단체2~3곳을 선정, 동시에 건립키로 한 것.기획단은 외무부가 재외공관등을 통해 수집한 세계 주요 국제회의장 현황에 비춰 3차 ASEM회의를 위한 국제회의장 입지여건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 자체를 위해선 회의장 위치, 대지면적, 회의전용 또는 다목적용등 기술적인 사항이 중요하지만 실제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수익성인 것으로 기획단은 보고 있다.

8천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만큼 대규모 국제회의장을 지어놓고 적자만 난다면 국가예산이든 민간자본이든 투자낭비가 될 수밖에 없기때문이다.

실제로 獨逸 베를린 국제회의장(ICC)은 79년부터 92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지난 87년 개관한 日本 요코하마 국제회의장도 앞으로 수년이 지나야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며 美國 로스앤젤레스 회의장도 적자 회의장에 속한다는 것.

수익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회의장과 함께 전시장, 식당시설을 구비해야 한다는 게 기획단의생각이다. 자체 수입으로 흑자를 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국제회의장(JCC) 수입원도식당, 전시장 대여료, 회의장 대여료순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위치면에서 30개국 정상이 묵을 호텔을 회의장 주변에 확보하는 것도 난제의 하나로 꼽히고있다.

국가원수급이 묵기 위해선 수행원등을 감안, 스위트룸이 30개가 필요한데 이는 한 호텔에 1~2개밖에 없을 뿐더러 정상들은 다른 나라 정상들과 한 호텔을 쓰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그렇다고 ASEM회의만을 위해 무턱대고 호텔을 신축할 수도 없기때문에 수십개국정상이 모이는ASEM과 같은 회의장 입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로스앤젤레스, 홍콩, 베를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요코하마등의 국제회의장은 △시내 중심지와호텔및 정부 관공서등과 인접해 있고 △공항과 거리도 대부분 30분이내이며 △은행, 우체국, 상가, 식당등 부대시설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획단은 회의장 건립주체및 재원조달 문제에서도 나라마다 △인도네시아는 순수민간 자본 △홍콩은 대지 무상제공에 건립비용 민간자본 △베를린은 베를린시와 연방정부 외부차입 △싱가포르는 12개 회사법인및 개인 공동출자 △요코하마는 민.관 합자 △로스앤젤레스는 순수민자등으로다양한 점을 감안,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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