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음악의 국제화

입력 1996-04-27 00:00:00

지난 90년초 오랫동안 염원했던 영남작곡가협회를 창립했었다.한국음악 발전의 장해요소인 음악의 중앙집중현상 을 탈피하기 위해 영남지역의 음악대학 작곡과교수들의 호응을 얻어 서울과 양립할 수 있는 좋은 창작단체를 목표로 출발하게 됐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대구.부산.마산에서 현대음악제 를 열었다. 이듬해 가을에는 영남국제현대음악제로 발전시켰다.

음악의 중앙집중현상을 탈피하기 위해서도 역사적으로는 신라때부터, 지역적으로는 영남이라는일일생활권에 속하는, 그리고 현실적으로 대구.부산 즉 우리나라의 제2, 제3의 도시를 중심으로서울에 버금가는 작곡가들의 모임을 조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다.

91년에 국제현대음악제 를 개최하면서 폴란드.일본등과 교류를 시작했으며, 92년에는 한국과 폴란드 역사상 처음 폴란드 쇼팽음악원에서 한국작품 발표회를 가졌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92년에대구시향의 악장을 폴란드에서 초빙하게 됐으며, 이미 대구시립오페라단도 지휘자.연출자 등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94년부터는 계명대학교에서 지휘교수의 초빙을 비롯 현재까지 폴란드.러시아 등에서 교수와 학생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있다.

영남국제현대음악제 도 현재 폴란드.러시아.중국.일본.미국.독일.호주 등 많은 나라들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 수준이나 열기에 서울쪽이 부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지금의 정부가 세계화를 부르짓기 전에 영남작곡가협회가 선견지명을 발휘했다고 하겠다.그러나 진정한 음악의 세계화는 우리가 만든 작품을 우리의 연주로 세계속에서 인정받아야 한다.그리고 외국 음악인 초빙이나 교류도 궁극적으로는 우리음악과 한국음악계의 발전과 직결되어야한다는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작곡가.계명대교수 禹鍾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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