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이후-정국어디로...

입력 1996-04-17 14:17:00

"'分解'우려속 재기 몸부림"

4.11총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과연 재기할 것인가. 지역구와 전국구를 합쳐 15석으로 원내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한 민주당의 재기여부는 정가의 관심사다. 특히 스타군단 으로 통해온 민주당의 현역의원들이 줄줄이 낙선하는 바람에 민주당이 내세운 개혁적 국민정당 건설 이 실험으로그치는 것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金元基대표는 노선과 대의명분은 옳았으나 유권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며 패배를 시인했다. 金대표의 지적도 지적이지만 당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민주당의 선거패배에 따른 후유증은 심각하다.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적으로 해체하고 당무정상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상적인 당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신한국당의 민주당당선자 영입움직임까지 나돌고 있어 당으로서는 엎친데 엎친격이다. 자칫 내우외환으로 당이 공중분해되는 것아니냐는 불안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을 살려야 한다는 대의명분은 분명하다. 당지도부는 우선 총선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위해서는 당을 정상화하는 길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는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16일 열린 첫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고 재기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민주당은 우선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시급하다고 보고 무소속 당선자들을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내 모든 채널을 동원해 이들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무소속 당선자들을 끌어들이려 해도 현실적인 카드가 없다. 당직을배분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하더라도 당장 무소속인사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무소속 당선자들의 영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고려하고 있는 방안이 민주.무소속구락부형태의 협의체 구성이다. 당내에서도 가장 현실성있는 대안으로 여기고 있는 중이다. 무소속 인사들도 현실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데는 절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원내교섭단체만 구성된다면 민주당과 일부 무소속 인사들이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게민주당의 판단이다.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된다하더라도 문제는 민주당의 지도체제 개편이다. 당지도체제 정비여부에따라 민주당이 존립하느냐, 주저앉느냐는 기로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기존 공동대표제는 이제 효용성이 없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총선패배의 책임론을 거론하기전에 공동대표제의 폐해는 총선을 치르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단일지도체제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선 이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경우 3명의 지도부중 유일하게 지역구에서 살아돌아온 張乙炳공동대표의 입지는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이때문에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의 조기개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과의 연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당내 구심을 분명히 해둬야한다는 절박감이 있기때문이다.

이 지도체제 문제는 금방 결론이 날것 같지는 않다. 張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총선전에 민주당의 차별성을 주장하면서 태동한 새주체선언그룹이 대표적인 세력이다. 당내원내외인사 18명으로 구성된 새주체그룹은 당초 총선후 洪性宇선대위공동위원장을 자신들의 수장으로 내세운다는데 합의한바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洪위원장이 지역구에서 낙선하는 바람에 이도대안이 될 수 없다. 이때문에 이그룹에서 당선한 李富榮부총재와 諸廷坵사무총장이 당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도부도 이들 새주체그룹의 현실적인 힘을 고려하고 있어이들의 당내비중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간의 갈등이 재연될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이해관계에 따른 알력이 뒤따를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무산에 이어 지도체제 개편문제가 민주당의 또다른 암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李相坤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