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者회담 성사땐 어디서...

입력 1996-04-17 14:30:00

"북경-워싱턴 제3의 장소 유력"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4者회담은 일단 이 회담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한반도 긴장해소를 위한 상호간의 의지가 확인될 때까지는 한반도밖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4者회담 성사에 대한 핵심적인 키를 잡고 있는 북한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고 있지 않아 아직성사자체가 불투명하므로 장소를 논하는 것이 이른감이 없지 않으나 거론되는 각 장소가 나름대로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韓美양국은 회담과 관련,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조속한 시일내에 개최하자고만 했다. 權五琦 부총리겸 통일원장관도 특별히 어디서 열리면 안된다는 조건은 없다 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재개를 위해 그동안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한반도내 회담개최 에서 한걸음 물러선 융통성 있는 자세다. 물론 정부는 한반도내 회담개최 주장은 북경쌀회담에 국한된 것이며 4者회담은 북경쌀회담과는 회담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논리로 이를 반박하고 있다.

회담장소로는 한반도내에서 판문점을 비롯해 서울.평양 등과 한반도외 지역으로는 북경, 워싱턴,도쿄, 제네바 등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1차회담장소로 가장 강력히 떠오르는 곳은 중국 北京이다. 북경은 4국의 이동거리가 가장 짧아통행이 쉬울 뿐만아니라 모두 공관을 두고 있어 본국과의 통신연락에도 문제가 제일 적다. 이럴경우 중국의 적극적인 중개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는곳이어서 중국의 영향력이 주목을 받게 될것이다.

워싱턴도 역시 가능성은 높다. 북한은 美北관계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고 미국으로부터 정치적체제보장을 받으려는 입장이므로 더없이 좋은 장소라고 판단할 수있다. 동북아 정책에서 중국을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미국도 남북한 영향력에 있어서 對中 비교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곳이므로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중동문제를 중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워싱턴으로 한반도문제를 끌고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예측이다. 다만 문제는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비용부담문제다.

東京과 제네바는 4者회담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될 때 거론될수 있는 장소들이다.

북한은 동경에 대해 거리적으로 가깝고 日北수교협상재개를 앞두고 있는만큼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者회담에서 배제된 일본도 간접적인 방법을 통한 지속적이고 증가되는 영향력 행사를 위해 회담장소 제공에 열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제네바는 중립국이라는 의미와 지난 54년 한반도정전협정체결후 유엔측과 북한간에 정치협상이열렸던 곳이라는 상징성 면에서 거론이 될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한반도내에서 당장 회담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문점은 비무장지대내에서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어느때보다 긴장이 감돌고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은 이용에 장애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평양의 경우 회담이 제위치에 올라 평화협정체결 당사자로서 남북한의 위치가 공고히 돼남북한이 회담의 주도세력이 될 경우 본격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이경우 회담은 일방에서 보다는 상호 교차로 순회하며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4者회담의 성사문제는 그러나 장소보다도 북한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는데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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