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총선 여성9명 국회 진출

입력 1996-04-13 14:41:00

"정치입문 험난했다"

15대총선에서 모두 9명의 여성이 국회에 진출하는 영예를 안았다.남성후보들을 제치고 승리를 따낸 당선자 2명은 치열한 전투 끝에 여성 지역구의원의 명맥을 유지했다.

또 비록 여성우대 차원이긴 하지만 각계를 대표하는 7명의 여성들이 전국구 의원으로 의정단상에진출하게 됐다.

수적으로 역대 국회에 비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 과정에서 여성들의 국회진출 문제는기세를 올리고 있는 우먼파워 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국회에 입성하게된 당선자는 지역구의 경우 秋美愛(국민회의.광진乙) 林鎭出씨(무소속.경북 경주乙).

전국구에서는 신한국당 權英子(전정무2장관) 吳陽順(전북여약사회장) 金映宣(선대위부대변인), 국민회의 鄭喜卿(선대위공동의장) 申樂均(부총재) 韓英愛(당무위원),민주당 李美卿씨(한국여성단체연합대표).

광주고법 판사로 있다 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영입된 秋당선자는 선거전부터 비교적 많이 알려진데다 전문직 여성이라는 강점에 힘입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상대인 신한국당 金忠根후보를1만표차가 넘게 따돌리고 승리,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林당선자는 특별히 주목받는 게임을 했다. 수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던데다 지난 94년 8.2보궐선거때는 민자당 후보로 나서 신민당의 李相斗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거듭, 결국 5백여차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林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상대인 신한국당 白相承후보를 5천여표 차이로 이겼는데 여성이라도 정계진출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지고 지역구를 꾸준히 관리하면 결코 불리하지 않음을 보여줘 최근활발히 논의되는 여성 정치참여의 좋은 모델이 됐다.

이밖에도 12, 13대 전국구의원을 지낸 신한국당 梁慶子후보(서울 도봉甲), 재야출신의 국민회의金希宣후보도 기대를 모았으나 모두 2위로 석패,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두명의 당선자를 비롯 지역구에서 선전한 여성들의 전과는 우리 정치권에도 여성의 대거 진출이 그렇게 먼나라 얘기만은 아니라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秋씨와 林씨의 당선은 역대 지역구 여성의원이 8명에 불과한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가볍지 않은의미를 지닌다.

야당당수를 지낸 朴順天씨같은 여걸 에서부터 남편의 후광을 업고 당선됐던 玄慶子현의원까지출마및 당선배경은 다양하지만 이들은 일단 지역구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됐다는 점에서 한국 여성정치의 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李美慶 李美愛 鄭莫先 朴連玉 金乙東 高順禮씨등 다른 여성 지역구 후보들은 우려대로 경쟁력있는 싸움을 벌이지 못해 여성이 극복해야할 조직과 자금 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다시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여성 정치참여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국구 의원을 포함, 9명의 여성의원이 탄생했지만 국회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3%에 불과, 지난해 유엔인권개발보고서가 보여준 노르웨이(39%) 중국(21%) 일본(7%) 아랍권(4%)의 정치참여율보다 낮다.의원수도 10대(8명), 11대(9명), 12대(8명), 13대(6명), 14대(7명)와 엇비슷한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데다 무엇보다도 과거 朴順天 金胤德 金玉仙씨처럼 정계에서 이름을 날릴만한 인물의 탄생도 없다. 정치참여의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걸음은 여전히 제자리를 걷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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