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

입력 1996-04-12 14:15:00

"총선이후 정국과 남북관계"

총선후 정국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북한도전에 대하여 공동시각을 결집하는 것이다. 북한문제는안보와 통일에 대하여 광범한 합의와 대연합구성을 요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정치세력들은이것을 가장 중요한 국가일정으로 삼고 초당적인 결속을 이룩하는데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北도발과 벼랑끝 전술

이 글은 4.11총선결과가 나오기 전에 어느당도 압승하지 못할 것을 전제로 쓴다. 지역구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기존정당들이 총선후에 정국을 개편한다면 그들은 좋든 싫든 연합정치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새로운 통치연합을 구축하려고 할 때 국가와 민족이 공통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북한도전에 대하여 최대한의 지지세력을 한군데로 결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최근 판문점공동경비구역에서 무력시위로 정전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행동에서 우리는 앞으로 북한도전이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를 실감했다. 이 시점에서 북한군부가 그처럼 극단적 행동을 취한 것을 미국과 평화 또는 잠정협정 을 직접 협상하여 체제생존과 안보에 대한 보장을받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한국이 이것을 방해하지 말도록 겁을 주며 대미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고 기도하고 있다. 이러한 도발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앞으로 예기치 않은돌발사태의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

차제에 우리는 북한위협을 냉정하게 재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군부가 휴전선에서 우발적 사고를 촉발하여 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제네바합의는 일시적으로 핵시설을동결시켰으므로 북한이 핵무기와 화생무기, 중거리미사일등 기타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북한체제가 혼란과 무정부상태로 붕괴한다면 이 또한 엄청난 위협을 내포한다. 유엔사령관인 럭장군은 북한의 붕괴는 확실하며 다만 그 시간이 언제인가만 남아있다고 공언한바 있다.

對美 양보 얻어내기

이와같은 위험을 감안하여 혹자는 북한이 미국과 직접 평화협정을 협상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 그것이 미군철수와 남북간의 전쟁억제파괴를 재촉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남북간에 전혀 대화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과 잠정협정 또는 장성급 군접촉을 실시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과연 이것이 우리의 안보와 주권은 물론이고 남북간의 화해협력과 통일에 기여할 수 있을까. 어느 정권도 이것을 허용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한편 북한경제는 이미 회생불능의 상태로 붕괴하고 있는데 우리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이 추세가 지속한다면 결국 한국이 북한주민들을 먹여 살려야만 할 때가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진실로 우리가 북한체제의 갑작스런 추락을 원치않고 연착륙 하기를 원한다면 안보위협은 강력하게 억제하면서도 경제파탄은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미국및 기타국제기구들과 공동보조를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화시대에는 이러한 문제들도 국민동의를 거쳐야 한다. 북한문제에 대하여 정부는 말할것도 없고 정권장악을 추구하는 모든 세력은 각자의 입장을 선명하게 밝혀야 한다. 다행히 안보와 통일에 대해서 여야는 공동인식을 유지해 왔다. 이제 앞으로 생길 사태에 대해서도 공동시각을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安保.外交 공동대응을

예컨대 한미공조의 내용, 한일동반관계의 강화, 중국과의 협력등 통일외교와 남북관계의 장래에대하여 진지하고도 솔직한 토론과 협의를 활성화하여 국민적 합의와 대연합을 도출해 내야 한다.이처럼 통일외교와 남북관계를 잘 조화하는 국가적 과업에 흩어진 세력을 재결집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것이 지역과 인물을 넘어서 우리모두가 함께 걱정하고 새로운 구심점을 찾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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