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6-04-09 14:01:00

▲30여년전 이맘때 우리나라는 春窮期의 시작이다. 가을곡식이 거의 거덜이 나고 모두들 양식이떨어져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들나물이나 산나물에 쌀 몇알을 넣고 죽을 쑤어 거의 목숨을 부지했다. 춘궁기는 햇보리쌀이 나올때까지 계속됐다. 주민들은 먹을것이 없어 말라깽이가 되었으며 영양부족으로 부황증세까지 보였다. 살이 뚱뚱하게 찐 사람이나 배가 나온 사람을 보면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30여년이 지난 오늘의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먹고 마실것이풍부한데다 고영양식품이 넘쳐 영양과다 섭취로 비만형이 늘었다. 걸음도 제대로 걸을수 없을뿐더러 숨도 제대로 쉴수없는 뚱뚱이,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요법과 각종운동, 비만치료제 복용등 온갖 고통을 감수하면서 노력해도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부작용으로 목숨까지 잃는 사례도 있었다. ▲비만증환자에게 희소식인식욕억제 신물질이 개발됐다고 한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는 부타빈디드라는 새로운 식욕억제물질을 개발, 쥐실험에 성공을 거뒀다. 사람에게 실험할 단계까지는 몇년이 걸리겠지만 비만치료약 개발에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다고 한다. ▲비만에 시달리는 뚱뚱이들에게는 낭보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30여년전 우리들의 처지를 회상하면서 마구잡이 섭식을 버리는 것이 명약보다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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