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레이더 - 달라진 홍보물

입력 1996-04-01 14:00:00

"'함께 찍기'대신 볼거리싣기 競爭"

이번 총선 대구. 경북에서는 3김 청산 이 확연하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대신 생활정치가 자리잡았다.

적어도 후보들의 선전홍보물에 나타난 양상으로는 그렇다.

글과 구호 일변도에서 탈피해 만화 같은 부드러운 볼거리를 많이 실었고 낱말풀이 퍼즐을 넣어 재미를 더한 홍보물도 적잖다.

후보들이 선관위에 제출한 선전공보와 책자형 소형인쇄물을 보면 이같은 경향이 분명히 드러난다.

우선 무소속은 물론이고 정당공천 후보들의 홍보물에서 3김씨를 찾아보기 쉽지않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대구달서을 李哲雨후보(신한국당)는 대신 朴燦鍾 金錫元 李萬燮 金潤煥씨 등을내세웠다. 대구달서갑 金漢圭후보(신한국당)는 국제화시대에 발맞춰 중국 전인대 교석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경북영양. 울진. 봉화 金光元후보(신한국당)는 정치인 대신 농민들과 찍은 사진을 넣었다.

국민회의나 자민련도 사정은 다르지않다. 대구남구 李廷武, 달서갑 朴鍾根, 달서을 崔在旭후보(이상 자민련)의 홍보물에서는 JP는커녕 다른 정치인조차 찾아볼수 없다. 대신 朴후보는 반YS군단의 공격수 슛-골인 이라는 구호아래 축구선수의 시원한 슛팅장면을 삽입했다.

대구동을 尹相雄후보(자민련)나 달서을 金春坤후보(국민회의)에게서 JP나 DJ의옆얼굴 혹은 캐리커처 한 컷 정도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

과거 몇차례 총선에서 특히 金泳三 金大中 두 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당선의가장 확실한 담보물로 여겨져 너나없이 그들과 찍은 사진을 게재하던 때는 지나갔다는 분석이다.

그 자리를 후보의 사적인 사진물, 예를 들어 부모님 모습이나 가족 사진이 채우고 있다. 생활에 다가서는 정치를 내세우는 것이다.

특히 무소속에게서 이같은 경향이 짙다.

대구중구 金映徹후보(무소속)는 젊은이들과 같이 환호하는 장면과 휠체어 장애인을 돕는 모습 등을 실은뒤 마지막 쪽에 가족 사진을 실었다.

달서을 卞을유후보(무소속)도 중학생시절 모습과 가족사진을 실어 친근감을 주는데 주력했다. 상인동가스폭발사고 유족회 신갑식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걸어 당시 사고로 상처받은 유권자 마음 달래기에 나선 것도 눈에 띄는 대목. 3김씨보다는 유족회장이 득표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달서을 李海鳳후보(무소속)는 6. 27 시장선거당시 선거법 위반시비를 무릅쓰고 선거운동에 나서 화제가 됐던 부인 李善姬판사 사진을 배경으로 깔았다.

특이하게 무소속의 경우 다른 무소속 후보 사진을 넣은 경우도 있었다. 대구북을 權五祥후보는 李海鳳후보 사진을 넣고 대구를 대표할 새로운 세력을 키우자 고 호소했다.

만화를 애용한 점도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림으로 자신의 성장배경과 학. 경력을 소개한 것은 물론 공약까지 표현해 이해를 도왔다.

李哲雨후보처럼 세대교체 개혁 푸른시대 푸른달서 등의 낱말로 퍼즐을 만들어 흥미롭게 읽히게 노력한 홍보물도 있었다.

특이한 것은 崔在旭후보의 홍보물. 자신의 사진 한컷을 1면에 실은 것외에 7쪽 모두를 글로 채워 이미지홍보에 주력한 여타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대구남구 成萬鉉후보(무당파)의 문답식으로 작성한 홍보물 역시 차별성이 두드러졌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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