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력 1996-03-13 14:01:00

12일 중앙선관위 초청 형식으로 공명선거 실현을 위한 與野4黨 선대위본부장회동이 공동결의문조차 채택치 못한채 끝난것은 여야간의 대립이 첨예화하고있는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례없이 4당의 선대위 본부장이 모처럼 회동, 공명선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데 나름대로 기대가 없지 않았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무산된것은 우리 선거 풍토의 현주소를 읽는것 같아 아쉽고 착잡한 느낌이다.

與野 4당은 중앙선관위 초청으로 과천선관위에서 공명선거 논의를 했으나 설전만 벌인 끝에 아무 합의 없이 끝났다 한다. 중앙선관위측은 공명선거 실현을 위한 공동결의문을 채택할것을 제의했으나 여야본부장들은 추상적, 선언적 문구의 결의문보다는 현실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회의감을 표시, 결국 무산된 것이다.

물론 이번 여야선대위 본부장의 공동결의는 그 자체가 아무런 구속력 없이 선언적 의미를 가질뿐이어서 현실적으로 공명선거분위기 조성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비록 구속력은 없더라도 죽기 아니면 죽이기식의 극한 대립을 마다 않는 현재의 분위기속에서 그나마 국민앞에 공동으로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그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것이다. 여야는 지난 연초부터 색깔 논쟁을 비롯한 여러가지 저질의 입 싸움 을 형언할수 없는 폭언으로 구사, 남 부끄러운줄 모른채 벌여왔다. 이른바 선거대책본부를 발족시켜 놓고도 관권선거 시비, 公約논쟁등 소모적이고 비생산적 말싸움에 총선 戰力의 대부분을 쏟아붓고 있었던만큼 오히려 어떤 측면에선 선언적 의미 이상의 뜻을 공동 결의에서 찾을수 있음직도 한것이었다.

요컨대 우리 모두는 4당이 국민 앞에 공명선거 선언을 한후 심기일전해서 공정하고 떳떳한 선거전을 벌이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총선을 통해 유능한 의원을 선출해서 전문성 높은 국회를 구성하는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도 합리적이고 냉철한 준법 정신과 절차를 통해 선량을 뽑는 과정 자체는 더욱 소중하다 할 것이다. 왜냐하면 법절차에 따르는 하나 하나의 과정 자체가 바로 민주정치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현행법상의 규제조항에만 저촉되지 않는다 해서 공명선거 풍토가 정착됐다고 할수만은 없을것이다. 향응을 주고 받지 않고 돈 봉투가 오가지 않는것만으로도 물론 어느정도 깨끗한 선거풍토가 조성됐다 할것이다.

그렇지만 이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을 헐뜯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自黨의 비전으로 정책대결을 벌여 떳떳하게 국민 심판을 받는 것이야말로 공명선거의 진일보된 단계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차제에 4당선대위 본부는 더욱 완숙된 공명선거 풍토 조성을 위해 공동의 결의를 다시한번 검토 해볼만 하지 않은가.

中國과 臺灣의 兩岸에 떠도는 전운이 中.美대결구도로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中國의 무력시위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8일부터 대만 인근 해역에서 4발의 미사일발사훈련을 마친후 12일부터 실탄훈련에 돌입함으로써 中.臺양안의 긴장상태는 일촉즉발의 위험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은 高雄등 대만의 주요 항구들로부터 불과 수십㎞밖에 떨어지지 않아 오는 23일로 예정되어 있는 대만최초의 대통령직선선거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위협하기 위한 직접적인 수단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오는 20일엔 대만부근에서 상륙작전을 감행할 계획이며 선거가 끝난후에도 대만목조르기 군사훈련을 계속할 방침이어서 中.臺문제는 쉽게 해답을 구할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의 무모한 저돌적 군사행동은 미국을 필두로 주변국들에게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당사국인 대만은 南京戰區에 1급실제전쟁경계령을 내렸으며 福建省 연안 주변엔 계엄령을 발동, 통금을 실시하는등 전투준비를 이미 완료한 상태다. 그리고 미국은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에 이어 核무장 항공모함 니미츠호를 인도지나해상에 배치했다. 두 항모는 항공기 1백10~1백30대와 토마호크 미사일 2백기를 장착하고 있어 월남전이후 처음으로 최대 막강화력이 국지분쟁해결을 위해 한 장소에 집결한 것이다.

한편 중국의 군사행동에 자극받은 일본은 방위용 미사일체제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미 지난 6일부터 미국 국방부 탄도미사일 방위국(BMDO)전문가들

과 일본 방위청 관계자들이 모종의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과 영토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일본을 비롯하여 베트남 필리핀도 중국과 평화적 협상을 회의하고 있으며 자국이익이 우선이긴 하지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세계를 긴장시키는 군사행동을 취함에 대해 못마땅하게생각하고 있다.

中.臺양안문제는 순리로 풀어야 한다. 외교전략에 있어서 무력시위가 가장 쉽게 통할 수 있는 설득의 수단이긴 하지만 그것이 남용될때는 국지전 또는 전면전이란 부작용을 불러온다. 중국의 이번 무력시위는 솔직하게 말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많은 惡手를 둔 것 같다.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쉽지 않을뿐더러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세계인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침공 자체에서 가치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중국은 이번 무력시위가 李登輝대만총통의 재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지만 시위가 가속화되자 李총통의 지지율은 더욱 높아져 50%득표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무력사용을 반대한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지나치게 비대해지거나 강해지는 나라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중국은 大國으로서, 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체통을 지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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