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權...緣찾기...흑색선전

입력 1996-03-02 14:02:00

""돈안드는 선거" 흐리는 사례들"

15대총선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과거의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예전의관권이나 관변단체지원시비는 찾아 볼 수 없는 대신 금권선거, 혈연 지연 학연대결, 흑색선전등은 아직도 사라지지않고 엄존하고 있는 것이다.선거문화차원에서 보면 권력의 영향보다는 돈의 입김이 여전한 달라진 새풍속도를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나타난 선거의 구태사례들을 정리해본다.◆선거브로커

신한국당공천을 받은 동갑의 姜申星一씨는 대중인기인인 탓에 사무실에 주민들의 발걸음이 잦은편이다. 이들중에는 표를 갖고 흥정하며 거래를 하자는 소위선거브로커들이 적잖다. 그래서 姜씨는 이문제를 해결하느라 당조직구성이 아직도 이뤄지지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브로커들은 이후보저후보를 기웃거리며 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할 경우 악루머를 퍼뜨리는등선거를 혼탁시키는 주범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선거브로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금전을 기대하는 여권성향인사들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인사들도 많다. 신한국당소속의 신규조직책모씨도 여권인사들이 나에게 뭔가를 기대하며 찾아오지만적으로 만들지않게 하기위해 달랠뿐이다 고 고충을 토로했다.

◆혈연및 지역대결

과학화 정보화시대에도 불구, 농촌지역에서의 지역및 씨족대결은 맹위를 떨치고있다. 능력있는 일꾼을 뽑는게 아니라 자기세력의 대표를 뽑고 있는 것이다.

경북 경주을지역에서는 자민련의 모후보가 金鍾泌자민련총재의 김해김씨와 자신의 씨족이 전체유권자의 30%에 육박, 자신만만해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점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영천지역은 경북지역에서 대표적인 혈연, 지연싸움지역이다. 문경과 예천은 이미 지역대결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경북지역 곳곳에서 이같은 싸움은 비일비재하다.

◆향응제공

경북지역에서 재력가로 소문난 모후보의 사무실에는 하루에도 수십차례의 귀찮은 향응요구전화가온다. 향우회나 친목모임 그리고 사회단체등 각종모임으로부터 인사하러 오라는 전갈이다. 식사값을 내라는 노골적인 요구는 하지 않지만 선거사무소측에서는 같은 얘기로 듣는다. 전보다 좀더지능적인 셈이다.

한 선거책임자는 돈안드는 선거라 하지만 그렇게 되질 않아요. 만약 이런 모임을 거절했다가는무슨 험한 얘기들이 나돌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일단 무조건 가서 인사하고 모임을 주도한 인사에게 식사비등을 슬쩍 건네줍니다 며 요즘 실태를 전했다. 물론 버스대절관광도 근절되지 않고있다.

이와관련 모국회의원은 주민들에게 선거법이 개정되었다고 하면 돈쓸 마음이 없어 그렇지 라고빈정대기만 한다 며 유권자들의 의식을 한탄했다. 또다른 지역의 모사무국장도 요즘 젊은이들은다를 것 같지만 농촌에서는 바라는 게 노인들과 마찬가지 라고 했다.

◆의정보고서

요즘 국회의원들은 하루에도 4, 5차례의 의정보고회를 강행군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특권이다.그러나 이들의 의정보고회자료를 보면 대규모 국책사업도 자신이 성사시켰고 시군, 구청등 지방행정기관의 사업몫까지 자신의 성과로 치부하는 낯뜨거운 자화자찬에 빠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구의 경우도 모든 신한국당소속의원들이 위천국가공단조성및 굵직한 지역사업들을 자신의 공이라고 선전하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호화판 당행사와 흑색선전

경북지역의 신한국당지구당개편대회가 호화판으로 치러지고 있어 빈축을 사기도했다. 어떤 지역은 인기연예인들이 대거 동원되거나 또다른 어떤 지역은 밴드와 미녀들이 동원되어 청중들을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법정선거비용이 1억원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행사비에만도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들어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들이다.

〈李憲泰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