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낯선 나라봄이 열리는 3월 초하룻날 우리는 다시 3.1절을 맞이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다시 독도 때문에온 국민이 노여움을 삭이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참으로 고약한 이웃을 곁에 둔 느낌이다. 거듭되는 저들의 망언과 사죄를 모르는 저들의 몰염치와 그리고 명백한 역사적 사실조차도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서슴없이 왜곡하는 저들의 반계곡경(盤溪曲徑)에 우리는 그들이 과연 언제쯤 우리의 좋은 이웃이 되어 줄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무망하다는 느낌이다.그러나 노여움만으로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먹을 부르쥐고 광장에서 허수아비를 불태운다고 해서 저들이 생각을 고쳐 좋은 이웃이 되어줄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나라를 떼메고 다른대륙으로 이사를 갈수도 없다. 싫든 좋든 저들과는 어차피 이웃으로 함께 살아야될 운명이기에우리는 여기서 잠시 노여움과 울분을 삭이고 저들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8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두 차례에 걸친 침략을 통해 우리에게 견딜수 없는 고통과 치욕을 안겨다준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그들은 부당하게도 우리에게 가끔 친숙한 나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로 현지 일본에 찾아가보면 그들은 북구의라트비아나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처럼 우리에게 전혀 낯선 외국일 따름이다.
日 집단이기 엔 철저
가깝고 낯선가 하면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와 같은 태풍권에 있고, 우리와 같은 몽골리안이고, 같은 표준시간을 쓰고있고, 같은 동북아에 위치해 있어서 어쩔수 없이우리에게는 끊임없는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더구나 문화적으로도 같은 한자권 유교권에 속해 있어서 행동양식과 언어습관 생활풍속 따위에서 우리와 비슷하거나 닮은 점이 너무나 많다.사실 개인적으로 만나본 보통의 일본인들은 지극히 온순하고 상냥하며 친절하다. 그들의 깍듯한예의와 공손한 말씨 겸손한 거동 등에서는 불량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참으로 어질고 친절한 백성들이라는 느낌이 든다.그러나 무언가에 홀린듯 갑자기 광적인 애국심이 발동되면 이 상냥하고 친절한 일본인들은 돌연 얼굴을 바꿔 오만하고 뻔뻔스러운 고집불통의 집단 이기주의자가 된다. 두차례에 걸친 침략을 통해 우리에게 견딜수 없는 고통과 치욕을 안겨다준 그들은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 아직 사과다운 사과를 한번도 해본 일이 없다. 그들로부터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다운 사과를 받아본 일이 없기 때문에 우리 역시 그들과 자주 얼굴을 대하고 악수를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들을 푸근히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양쪽 모두 필요하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나 용서는 불가능한 것처럼보인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사죄나 용서는 지난 역사의 악연이 만들어낸 뒤틀린 국민 감정과 잘못된 역사 인식에 그 원인이 있는 것같다. 따라서 양국 관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두 나라는그 문제에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쉽게 편견과 감정에 격동되는 이상 열기에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합리적 설득 이 바람직
결국 양국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감정만 격동시키는 국가라는 틀을 벗어나 성숙한 시민사회의 양식있는 이웃시민으로 서로에게 다가서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런경우 과민한 애국심은 대체적으로 선동적이며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 허수아비를 불태우고 일본 대사관에 돌팔매를던지는 애국심보다 독도가 과연 어느나라 땅인가를 저들의 양식있는 학자나 시민들에게 조용하따져 묻는 일이 더욱 효과적인 대응이다. 이기적 애국심은 한 나라에 국한된 것이지만 시민사회의 이성과 양식은 인류를 좀더 크게 아우르는 보편적 가치다. 이기적 애국심에 사로잡힌 일본에게 우리가 지금 보여줄 것은 바로 그 시민 사회의 건전한 양식과 합리적인 설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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