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大邱 .慶北정서 대응 전략

입력 1996-02-09 14:00:00

대구경북지역의 신한국당공천자 32명은 일단 공천의 첫 관문은 통과했지만 월계관의 관문을 돌파하기에는 아직 反YS및 反신한국당정서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이들은 과연 이 험하고 높은 산을 어떻게 뛰어 넘을까를 놓고 나름대로 전략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민정계 현역의원들의 대부분은 우선 金泳三대통령에 대한 비판수위를 갈수록높여 간다는 복안이다. 일부의 경우 총선막판쯤에서는 노골적인 힐난도 퍼부을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비해 세대교체의 명분으로 대거투입된 정치 신인들은 그래도 개혁의 당위성을 고창할 각오를 갖고 있다. 다만 金대통령에 대한 찬사 대신 새정치의 필요성만을 역설키로 하는등 이래저래 지역정서를 의식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 金潤煥대표의 의정보고서가 벌써 정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金泳三대통령의 이름과 사진은 찾아볼수 없고 역사 고비고비마다의 자신의역할과 차기정권의 주역이 되겠음을 강조했다. 오히려 朴正熙전대통령의뒷받침으로 정치를 시작했으며 그를 조국근대화라는 신화적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찬양함으로써 이채를 띠었다.

이미 姜在涉의원은 모 월간지 인터뷰에서 새정부의 개혁노선및 5.18특별법제정의 문제점을 강도높게 비난, 당내에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또 지역공천자들의 상당수가 유권자 접촉과정에서 金대통령퇴임시기를 거론하며 심지어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姜의원은 이와관련, 金대통령의 개혁이 거스를 수 없는 큰 방향으로 나아가고있다는데는 잘된 것이지만 난폭운전이 몇 번 있었다 면서 방법상의 문제점에대해서는 소신있게 비판하겠다 고 말했다.金海碩의원도 평생 국민운동을 해온 사람 입장에서 바른소리를 하겠다 며 대통령의 개혁에 대해 따질 작정을 하는등 대부분의 민정계의원들이 나름대로 대통령에 대한 공격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張永喆 金吉弘의원도 할 얘기는 충분히 하겠다 며 여당속의 야당이미지 부각에 힘쓰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심지어 尹榮卓의원은 민주계임에도 金대통령의 개혁은 적극 지지하지만 독선적인 태도는 짚고 넘어가겠다 며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역의원중에서 朴世直의원같은 경우는 대통령의 개혁을 성숙된 정치의식측면에서 보면 나라의 기틀을 잡는 일이기때문에 박수를 칠 만하다 면서 이를따라가지 못하는 국민정치의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등 정공법을 택하겠다고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특이한 것은 지역정서의 기폭제가 되었던 5.18특별법제정과 관련해서는입을 꾹 다물고 그냥 넘어가겠다는 생각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건드려봤자 득될게 없다는 판단인 듯하다.모의원도 나도 나름대로 5.18특별법제정에 내심 찬동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크게 떠들고 다닐수는 없지않느냐 며 무대응전략을 구사할 뜻을 시사했다.

金대표도 의정보고서에서 전직대통령의 구속사태등과 관련, 5,6공을 거치면서중요한 정치적역할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두전직대통령의 구속은 매우 아픈 인간적인 고뇌를 주었다 며 자신의 번민만을 털어놨을 정도이다.

그러나 신진인사들은 이와는 좀 견해가 다르다. 대구의 李哲雨씨(달서을)는5.18특별법제정등 金대통령의 개혁노선에 찬동하며 특히 대구경북지역을 망친구정치세력들의 응징에 앞장서겠다 면서 다만 대통령의 개혁이 일정한 프로그램없이 정략적으로 이용한 점은 강력히 비판하겠다 고 말했다.

북갑의 金鍾信씨는 국제화와 21세기를 맞는 경쟁력시대에 우리의 정치권도 바뀌어야 한다는 식의 새정치의 필요성을 고창할 작정이다.한편 청와대등 여권핵심부가 당내중진들의 대권발언허용여부와 함께 총선일에다가 갈수록 비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신한국당후보자들의 金대통령비판에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대해 정가는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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