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泰愚씨 2차 공판일인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에 盧씨 재판 방청권을 돈을 받고팔려는 암표상들이 나타나 눈길.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암표상 3~4명은 전날인 14일 오후부터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다 이날 오전 방청권을 배부받자 방청권 1장에 20만원을 요구하며 호객.
일부 암표상은 그러나 재판 개정시간인 오전 10시가 가까워도 방청권이 안팔리자 5만원까지 가격을 낮췄으나 끝내 표를 팔지 못한 채 헛수고하기도.
시민 金모씨(29.무직)는 "방청권 암표상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盧씨 재판에대한 관심이 대단한모양"이라며 "그러나 부정부패 척결 차원의 재판이 이뤄지는 법원에서 암표상이 등장하다니 묘한 느낌이 든다"고 한마디.
○…재판정 법대뒤에 마련된 판사 출입문을 통해 재판부가 입정한 직후 재판장의 지시에 따라 盧泰愚피고인과 李賢雨피고인등 구속피고인이 입정했으며 이어 삼성회장 李健熙피고인.신한국당의원 琴震鎬피고인등 불구속 피고인 13명이 차례로 입정.
한편 특가법상 뇌물공여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재판부의 구속집행 정지결정으로 석방된 한보회장 鄭泰守피고인은 고혈압과 당뇨등 지병으로 인해 휠체어에 의존한 채 입정해 눈길.○…盧씨 2차공판이 열리는 서울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는 15일 오전 9시20분께 대검중수부직원2명이 보자기에 싼 9천여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들고 법정으로 들어간 뒤 李景勳(주)대우사장측의 金永振.張秀吉변호사, 李鍵대호건설사장측의 李鎭江변호사가 잇따라 2층 검색대를 거쳐 입정.이어 崔石立 前청와대 경호실장, 盧씨 장남인 載憲씨가 침통한 표정으로 사진기자들의 촬영을 거부하며 2층 검색대를 통과했으며, 한보그룹 鄭泰守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2층 검색대를 피해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입정.
載憲씨와 함께 온 朴永勳비서관은 "모든 것을 변호사들에게 맡겨 놓고 있어 별다른 걱정을 하지않는다"며 "어른(盧씨)께서도 마음편히 재판에 임할 줄로 안다"고 공판에 임하는 소감을 피력.○…15일 오후 2시 30분 오후 공판을 앞두고 2분 전께 입정한 盧泰愚 前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측근 인사들과 미소띤 얼굴로 가벼운 인사.
盧씨는 자신이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선 琴震鎬의원과 金鍾仁 前 경제수석 등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뒤 피고인석 맨 앞줄 왼쪽에 앉아 옆자리에 있던 李健熙 삼성그룹 회장과 30여초간 대화를나누기도.
그러나 琴의원과 金 前수석 외에 金宇中 대우 회장등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盧씨의 입정에 전혀눈길을 주지 않거나 인사를 하지 않아 대조.
○…盧泰愚 前대통령 비자금사건 2차공판이 끝난후 盧씨를 태운호송버스는 15일 오후 7시 40분께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을 출발,22분 만인 오후 8시 2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도착.
盧씨의 호송버스는 경찰관이 탄 지프 2대와 전경 20여명이 탄 승합차를 앞뒤로 세운 채 법원삼거리-서초역 사거리-예술의 전당-사당사거리-남태령-과천 서울대공원-인덕원사거리 코스를 따라질주.
호송버스는 경찰이 신호등을 개방하는 바람에 단 한번의 지체도 없이 달릴 수 있었으나 오후에내린 눈과 비로 노면이 미끄러워 시속 50~60㎞의 저속운행.
○…검찰측은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이 끝난 직후 재판부가 갑자기"피고인을 상대로 보충할 신문사항이 있으면 하라"고 주문하자 보충신문 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순 당황.文永晧 중수 2과장은 특히 "일단 오늘은 간략하게 진행하고 다음 기회에 제대로 하겠다"고 했으나 재판부가 "오늘도 시간이 충분하니 맘놓고 하라"고 되받자 멋쩍은 듯한 표정이었으며 방청석에선 한때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검찰은 반대신문 조서없이 이날 공판에서 나온 변호인 신문내용을 적은 메모지를 보며 보충신문을 진행.
○…盧씨는 재벌 기업인들에 대한 검찰의 보충신문이 진행되던 도중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 나오자 갑자기 피고인석 앞에 놓인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려다 재판부에 의해 제지당했다.
盧씨가 일부 기업인들이 면담과정에서 특정사업과 관련한 盧씨의 언급여부에 대해 답변을 하던중마이크를 잡으려고 하자 金榮一부장판사는 "盧泰愚씨는 가만히 있으시오"라며 큰 소리로 제지.○…15일 오후 7시30분께 盧씨 비자금 사건 2차 공판이 끝나기 직전 재판장인 金榮一 부장판사는"재판을 원활하게 진행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며 "재판이 열리는 신성한 법정이 제구실을 다할 수 있도록 변호인들은 불필요한 신문을 삼가 달라"고 재차 당부.金부장판사의 이같은 당부는 특히 盧씨의 변호인인 金有厚변호사를 겨냥한 것으로 金변호사는 李賢雨 前청와대 경호실장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盧씨를 '피고인'이아닌 '대통령'이라고 반복지칭, 재판장의 제지를 받고 반대신문을 중단하기도 했던것.
○…이날 검찰측 보충신문에서 검찰과 한보 鄭泰守회장은 '베팅'이라는 도박용어를 둘러싸고설전을 벌여 눈길.
검찰측이 鄭회장에 대해 "지난번 검찰조사에서 수서택지 분양과 관련 베팅할 목적으로 1백억원을 盧씨에게 주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고 묻자 鄭회장은 "나는 그런말 한 적이 없다"고 부인.
이어 검찰측이 "당시 분명하게 '베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鄭회장은"나는 '베팅'이라는 용어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딱잘라 대답했던 것.
○…삼성그룹 李健熙회장은 반대신문을 진행하면서 선대부터의 가훈을 공개해 눈길.李회장은 "선대로부터 '이권확보를 위한 뇌물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다른 사람이 공들여 만든 기업이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이를 인수해서는 안된다' '술,담배, 건강에 해롭거나 인명살상을 위한 무기생산은 안된다'는 등 3가지 가훈이 있다"고 소개한 뒤 "이같은가훈에서도 알 수 있듯이 盧씨에게 뇌물을 준 사실은 없다"고 강조.
李회장은 그러나 "월남패망 이후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그때부터 다소 가훈에는 배치되더라도 방위산업에는 참여하고 있다"고 부연.
○…동아 崔元碩회장 변호인측은 현재 崔회장이 오는 9월 리비아 수로공사 마지막단계인 통수(通水)공사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데다 연내에 베트남 등과 추진하는 합작공사수주를 회장자신이직접나서 따내야하는 '위기상황'임을 유난히 강조.
변호인측은 이와함께 지난해 11월 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동아그룹이 말레이시아댐건설공사를 수주하지 못한 점을 들며 "국위에 막대한 손상을 주고 있다"고 설명, '해외공사 국위선양論'을일관되게 제기.
○…국립경찰병원 입원 26일째인 全斗煥 前대통령은 15일 盧泰愚 前대통령 비자금사건 2차 공판과 관련,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은채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병원측은 "全씨가 과일과 과일 통조림을 먹는 등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어 주내에 죽 대신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全씨의 담당의사인 李權鈿 진료1부장은 "全씨가 盧씨 2차 공판 사실을 조간신문을 통해 미리 알고 있었으나 함구로 일관했다"고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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