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1월14일 오후3시30분 포항북부경찰서 형사계에서 이색적인 결혼식이 열렸다. 이틀전 특수강도등 혐의로 긴급 구속된 김광태씨(33.대구시 남구 대명동)가 한복을 입고 자신을 검거한 수사과장앞에 섰다. 그 옆에는 1년전부터 그와 사귀어온 26세의 아리따운 처녀가 그의 두손을 잡고 흐느끼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살던 생활 방식을 모두 버리고 새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결코 사회는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난생 처음 주례를 한 권녕하수사과장(41)은 신랑이 새사람이 되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10분만에 식은 끝났고 신랑은 신부를 눈물로 감싸안았다."반드시 새사람이 되어 나올게. 힘들더라도 참고 인내해다오"대화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신랑은다시 차디찬 겨울 감방으로 들어갔다.
이날 결혼식은 칠순이 넘어 거동이 불편한 김씨의 양친이 면회와 막내아들의 혼례를 꼭 보고 죽어야겠다며 간곡히 부탁, 경찰이 이를 받아 들여 행해졌다.
김씨는 구속되지 않았더라면 당초 대구에서 이날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포항시 해도동에서 버스 승객을 상대로 소매치기하다 검거에 나선 경찰관 3명에게 칼을 휘둘러 6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으나 12일 대구에서 붙잡혔다.
김씨는 젊은 나이에 길을 잘못 들어서 82년부터 지금까지 11년을 감방에서 보냈는데 이같은 전력때문에 이번 역시 얼마를 살지 기약할 수 없는 몸이다.〈崔潤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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