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집안단속' 골머리, 조직책선정 잇단 잡음

입력 1996-01-12 14:07:00

물밑공천작업이 고조에 달하고 있는 요즘 각당의 고위당직자실 문턱이 닳을 지경이다. 저마다 당선가능성을 공천의 으뜸잣대로 삼고 명망가나 참신한 새인물영입에 주력하고 있어 15대 총선을목표로 수년간 텃밭을 가꿔온 지역구토착인사들로부터 항의에 시달리는가 하면 무소속출마불사통지에 당혹해하고 있다.

공천후유증이 가장 심각한 곳은 아무래도 물갈이폭이 큰 신한국당.

개혁적인사영입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당내 색깔논쟁이 잠잠해지자 5.6공 참여인사를 공격하며 金潤煥대표의 퇴진을 간접적으로 요구, 여의도연구소장직을 他意로 물러났던 李永熙씨가 서울 송파갑 조직책으로 내정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당시 金대표가 공식석상에서 李전소장의 해명을 요구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 또다시 조직책에 내정돼 黨의 일처리가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金대표측은 "공천은 당내에서 (5.6공인사퇴진)발언파문을 일으켰던 것과 별개로 국민의심판을 받기위한 것"이라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경북지역에서 현역의원들의 물갈이폭이 40%에 이르고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명되자 다수의의원들이 공천탈락시 무소속출마를 공언하고 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공천을 따기 위한 협박성카드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지역민의 요구'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의성의 金東權의원, 문경.점촌의 李昇茂의원이 무조건 출마입장을 굳혔으며 공천에 기대를 걸고있는 몇몇 의원들도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뜻을 비추고 있다. 여당의 낙천자 주저앉히기가 더이상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 광진갑의 경우에도 민주계로 前문화체육부차관인 金道鉉씨가 광진을로 지역구를 옮기라는당의 요구에 반발, 탈당과 함께 무소속출마를 선언하는 등민주계내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특히 수도권지역에서 영입인사와 현역지구당위원장간에 갈등이 심해 10일에는 소설가 金漢吉씨가영입공천대상으로 떠오른 성남분당의 여성유권자 1백여명이 당사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9일에는 안양동안갑 당원 50여명이 金日柱현위원장을 지지하는 시위가 있었다. 또 지난주에는 문경.점촌과 통합되는 방향으로 선거구가 조정될 것으로 보이는 예천 주민 30여명이 당사앞에서 潘亨植의원을 지지하는 上京시위를 벌였다.

국민회의도 일부 낙하산공천에 반발이 심하기는 마찬가지. 경기 안산 을의 千正培씨, 광명을의 金銀鎬씨, 하남.광주의 徐炯烈씨가 드러내놓고 당에 반기를 들고 있다.

金大中국민회의 총재가 11일 한 중진의원에게 "당신이 나를 돕는 사람인가,해꼬지하는 사람인가"라며 화를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정가에서돌고 있다. 공천갈등이 黨중진들간의갈등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공천후유증이 비교적 적은 반면 자민련의 공천內訌은 분분하다. 朱炳德충북지사탈당이 공천불만에 기인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도 조직책선정과 관련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金美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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