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에 쌀을 지원하는 문제를 두고 우리의 對北정책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 제1차 대북 쌀지원 이후 북한에 제시한 남북 당국자간 대화재개, 북한당국의 공식 식량지원 요청, 對南비방 중지등 세가지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쌀의 추가지원은 없다고 분명하게 못박았다.
그러나 최근 美國과 日本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지극히 어렵다고 판단, 조기 지원의 필요성을 들고 나서자 우리 정부는 요구조건이 전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韓.美.日 3국의 대북 쌀지원 문제를 토의하는 호놀룰루회의가 오는 24~25일로 다가오자 우리 정부도 어떠한 형태의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어 현실과 명분을 적당하게 가감하는 절충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그것은 '북한의 적대적인 對南태도가 바뀌지 않는한 정부차원의 對北 쌀지원은 불가하고 민간차원의 지원은 조건부로 신중히 검토 가능'이란 어정쩡한 안을 내놓았다.이는 미국의 유형 무형의 압력을 이겨내기 어려운데다 국교정상화를 위한 일본의 선수를 견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랜 고심끝에 내놓은 묘책임이 틀림없다.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對北 쌀지원을 검토하는 것을 외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2차 쌀회담 결렬이후 잠시도 쉬지 않는 對南비방을 못들은체 하고 쌀을 선뜻 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우리와 북한과의 관계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우방인 미국은 우리의 입장과 체면을 어느 누구보다 잘알면서 최대 약점인 '안보'까지 들먹거리며 대북 쌀지원을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참기 힘든 일이다. 그것은 마치 북한의 核문제가 미국이 주도하면서 우리는 돈만내는 결과에 도달한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쌀지원문제도 미국은 생색만 내고 우리는 미국의 쌀을 사서 북한에 지원하는 봉노릇을 하라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우리는 여기에서 분명하게 결정한후 호놀룰루회의에 임해야 한다. 앞서 얘기한 세가지 조건들은 분명히 이행되어야 함은 물론 북한이 처해있는 확실하고도 분명한 식량사정이 투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번 1차 쌀지원을 한후에도 그 쌀이 군량미로 전환되었는지 아니면 북한 주민들에게 골고루 배급되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북한당국은 이번 기회에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식량이 군량미로 둔갑됐다는 의혹을 말끔하게 씻어주기 바란다. 이번 호놀룰루회의에 참여하는 韓.美.日 관계자들은 북한이 처해있는 식량난의 수준을 확실하게 파악해 줄것은 물론 지원미가 군량미로 전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까지 마련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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