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두달내 어린이 20% "아사위기"

입력 1996-01-05 14:39:00

북한의 식량사정이 절박하다.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에 대해 추가 식량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수주일 이내 상당수 어린이들이 기아와 영양실조로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WHO는 특히 5세 이하의 어린이 20% 정도가 2~4개월안에 숨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현재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운편이다. 그러나 세계적십자사뿐 아니라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식량기구(WFP)등 여러기관들은 북한 주민들이 초근목피를 찾기위해 들판을 헤매는 전형적인 기근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WFP 대표로 평양에 파견됐다 북경으로 철수한 트레보르 페이지는 지난달 "북한이 기근 직전 상황에 있다"고 밝히고 "주로 노년층이 뿌리와 씨앗, 잎사귀등을 찾아 끓여 먹기위해 논과 들판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영양결핍이 확산돼 키와 몸무게 비율이 정

상치보다 20%이상 낮아 병원에 입원하는 어린이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큰 걱정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산술적으로 볼때 올해 3월경 북한주민들은 최악의 춘궁기를 맞게 된다.북한인(93년말 현재 2천2백60만명)이 1년에 소비하는 총 곡물량은 6백22만4천t. 그러나 올해는 수해로 인해 2백60만t밖에는 생산하지 못했다. 따라서 외국 원조 1백만t을 받더라도 내년 3월경이면 모든 비축량이 동이 난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식량원조?쪖받았으나 원조량은 5천1백40t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현재 북한에서 약 1백16만t의 식량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따라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해 당국의 엄벌을 각오하고 먹을 것을 훔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국경너머 중국땅으로 떠나는 북한주민들도 늘어만 가고 있다.북한은 탈북자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미 국경경비총국을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에서 인민무력부 소속으로 전환하고 군단급이 국경을 지키도록 군지휘체계를 개편했다.북한주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더욱 춥고,배고픈 새해가 될 것이란 예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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