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새해특집-인테넷 비지니스

입력 1995-12-30 08:00:00

지난해 14세짜리 한 미국 소년이 통신판매를 통해 매킨토시 컴퓨터 부품을5억6천만원 어치나 팔아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결은 '인터넷'이었다.인터넷이 비즈니스의 신대륙으로 다가오고있음을 일깨우는 사건이었다.특허품을 개발한 친구와 함께 최근 조그마한 무역회사를 차린 밑씨(38).자본금이라야 다니던 회사 퇴직금과 은행융자 합쳐 1억원 남짓. 거의 맨주먹뿐인 병아리 기업가인 그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인터넷'이다.전세계 1백57개국 5천만명으로 추산되는 인터넷 사용자는 밑씨의 잠재고객이다. 밑씨가 인터넷을 통해 자사의 특허품을 전세계에 홍보하는데 1분도 안걸린다. 회신도 즉각 얻을 수 있다.인터넷 비즈니스는 실세계와 같은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이 없다. 인터넷가상기업은 사무실이 없어도 된다. 인터넷의 홈페이지가 바로 사무실이며 프로그램화된 가상비서가 24시간 업무를 보조한다. 따라서 가상기업은 직원이사장 한명 뿐일 수도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무역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인터넷에 가상기업을 개설한 이 회사는 국내 오퍼상들이 제공한 각종 물품정보를 홈페이지에 올린다. 외국 바이어들은 인터넷으로 상품설명서를 읽고 전자메일로 상담을 한뒤 주문을 한다. 배달은 국제택배시스템을 이용하고 결제는 신용카드로한다. 또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국내 주문자에게 싸게 구입해 주고 대행료를받는다.

인터넷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비즈니스의 무대가 된다. 앞서 말한 가상기업을 비롯해 통신판매, 가상서점, 가상생활정보지, 가상경매, 정보검색대행업, 전자신문, 사이버카페 등이 이미 인터넷 비즈니스로 각광받고있다.그러나 아직도 일반인에게 인터넷은 그리 호락호락한 대상이 아니다. 이점을 착안해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과 상담은 물론 웹서버 구축을 대행해주는 인터넷 전문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있다.

이 또한 인터넷이 창출한 신규비즈니스다. 현재 대구업체인 나라비전네트를 비롯해 국내에는 아이네트기술, 큰틀, 아이소프트, 2&5시스템, 넥스텔,아이큐브 등 10여개의 인터넷 서버구축 대행업체들이 있다.이들 업체에 웹서버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기초투자비 5백만~1천3백만원에 월 유지비 15만~1백만원 정도. 홈페이지 작성료는 페이지 당 10만~20만원선이다. 물론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비용은 크게 달라진다.기업에게 인터넷은 새 사업영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터넷은 기업경비를 대폭 줄여주는 길도 열어주고 있다. 실제로 외국기업의 경우 인터넷을 활용해 물품구매 바이어들의 해외출장 횟수를 크게줄이고있다. 사고자 하는물품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은 뒤 꼭 구입할 물품이 있는 곳에만 바이어를 파견한다.

인터넷은 이처럼 정보화 경쟁시대 리엔지니어링의 필수도구이자 글로벌(세계화)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있다. 직원 인터넷 교육 열기, 자사 홈페이지 개설 등은 국내 기업계에서도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비즈니스로서의 인터넷이 체감수준보다훨씬 가까운 위치에 와 있는 것이다.〈김해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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