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12-30 00:00:00

▲병자년 새 아침이다. 올해는 12간지중에 첫번째로 꼽히는 '쥐띠'에 해당되는 해이다. 쥐는 사람과 멀고도 가까운 관계에 있는 동물. 그래서 그 약삭빠른 민첩성이 때로는 얄밉기도 하지만, 삶에 대한 부지런함과 천재지변을예감하는 능력때문에 근면과 지혜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생쥐 한쌍이 2년만에 1백만마리로 늘어날 수 있다는 가공할 번식력으로 이들은 번성의상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총선이 실시되는 해. 또 지난 한해 그토록 곡절이 많았던 역사 청산 작업이 마무리 되어야 할 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야가 얽히고 빈부가 설킨 가운데지역정서 또한 평온치만은 않은듯하니 정치, 경제가 함께 태평성세를 구가하기는 어려울 듯도 하다. ▲쥐는큰 홍수가 오거나 큰 불이 날때가 되면 미리 이사를 간다고 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동물로 꼽힌다. 만물의 장인 사람더러 차마 쥐처럼 살자고야 할 수없겠지만 우리 모두 예견되는 위험은 서로가 자제하고 화합해서 갈등의 매듭들을 '늙은 쥐 독 뚫듯이' 풀어나가자고 말하고 싶다. ▲어느 역사가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이 말은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을 올곧게 살아야 한다는 준엄한 가르침이다. 진정 지난해 우리가 겪은 갖가지 상채기는 쓰리고 따가왔고,우리의 벌거벗은 추한 몰골은 스스로도 정나미가 떨어졌었다. 우리 모두 이 아픔을 교훈으로 새해에는 독선과 아집을모두 버리고 지혜롭고 성실하게 새 역사를 열어 나가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