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호선원 귀환 이모저모

입력 1995-12-27 22:11:00

지난 5월말 북한에 의해 나포된 우성호선원 5명과 사망한 선원3명의 유골이 26일 오후4시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군사정전위소속 북한인민군 장교의 인솔로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을 나선 생존선원들은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북측지역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안녕히 계십시오" "이 은혜는 잊지않겠습니다"라고 인사.

항해사 신흥광씨(37)등 사망자3명의 유골은 군사분계선을 넘으면서 우리나라 적십자요원에 의해 인도됐다.

○…북한측은 우성호 선원들을송환하기 직전인 이날 오후 3시6분 신흥광씨등 사망선원 3명의 유골을 든 인도관계자들을 먼저 판문점 군사정전위 본회의실 부근으로 내보내 송환에 대비.

이어 오후 3시58분 박재열씨(44)등 생존선원 5명이 긴장한 표정으로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 계단을 걸어내려오기 시작.

박씨등은 군사분계선을 넘기전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무언가 귀띔을 받은뒤 들고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일제히 북측을 향해 돌아서 북한측 보도진과배웅나온 관계자들을 향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

이들은 이어 북한측을 향해 "남포만세. 평양만세"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어작별인사.

곧 이어 유엔사 관계자들에게 인도된 이들은 송환소감을 묻는 보도진들에게 "그동안 고생은 하지않았으며 북한에서 조사받을 때부터 줄곧 여관에 있었다"고 설명.

한 선원은 '가혹행위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변.○…북한측은 이날 판문점을 관할하는 유엔사령부측에 선원들이 지나갈 통로만 알린채 송환주최나인수자를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원들을 내려보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의 박임수 대좌는 오전 10시께 군사정전위 유엔사령부측의 옴스대령을 만나 선원 송환절차를 협의.

박대좌는 이자리에서 "군사분계선 2~3m 전까지는 선원들과 유해를 인도하겠다"며 선원들이 판문점내의 정전위 회의실과 유엔사 일직장교 사무실 사이를 통과한다고 통보.

○…남북대화사무국 전방사무소에 설치된 임시분향소에 대기중이던 유족들은 오후 4시20분께 유골이 도착하자 일제히 오열.

유족들은 흰 보자기에 쌓인 유골들을 대하자 제대로 분향도 못한채 유골을부등켜안고 이름을 외치며 통곡.

특히 피격 당시 현장에서 사망한 심재경씨의 누나 영희씨는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이렇게 죽어서 돌아왔느냐"며 망연자실.

한편 북측의 조사를 받던 도중 병사한 것으로 알려진 선원 이일용씨 유족들은 "평소 그렇게 건강했는데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땅을 쳤다.○…생존자와 유골을 마주대한 가족및 유족들간에는 기쁨과 슬픔의 희비가한동안 교차해 보는 사람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생존자 가족들은 극적으로 생환해온 선원들을 보자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눈믈을 흘렸다.

특히 선원 박재열씨는 가족들에게 "다시 고향에 돌아올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도 "(북측이) 고향에서 설이라도 지낼수 있도록 하기위해 돌려 보내준것 같다"고 말하며 안도의 한숨.

○…26일 판문점을 거쳐 송환된 우성호 선원 5명과 유해 3구는 이날 오후5시45분께 경찰차량의 선도를 받으며 서울 종로구 평동 서울적십자병원에 도착.

선장 김부곤씨(34) 등 생환자 5명은 상기된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린뒤 병원로비에서 기다리던 가족들과 약 1분간의 포옹으로 상봉의 기쁨을 대신한뒤입원실로 직행.

이들은 "살아 돌아와 기쁘다"며 입을 연뒤 "지난 22일 고향으로 가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정말 고향땅을 밟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기쁨을 표시.

이들은 이어 1병동 10층 1005호실에 마련된 입원실로 직행,주치의인 이 병원 양상기 내과과장의 지휘로 혈액및 소변검사와 심전도검사 등 간단한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함께 도착한 심재경씨(35) 등 3명의 유해는 유족들의 통곡 속에 영안실1층에 마련된 빈소에 안치.

○…심재경(35),신흥광(37),이일용씨(59)의 유해가 안치된 영안실에는 유가족20여명의 통곡 소리만이 흘러나올 뿐 생환자들이 도착한 로비의 들뜬 분위기와 극명한 대조.

전남 여수에서 상경한 심씨의 형 태욱씨(39)는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된 자신을위해 결혼도 안한 채 외항선을 타며 가족을 이끈 동생의 죽음에 조용히눈물만을 흘릴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또 이씨의 사위 이용희씨(36)는 휠체어에 앉아 물끄러미 장인의 영정을 바라보며 "평소 배를 오래 타셔서 잘 모시지도 못했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며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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