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천편일율적 연말연시 연하장 "씁쓸"

입력 1995-12-27 08:00:00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친지나 친구들로부터 여러통의 카드와 연하장을주고 받는다. 그런데 받는 순간 즐거움과 반가움보다는 아쉽고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왜냐하면 대부분의 카드나 연하장이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제외하고는 자필 한자 없는 복사판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인사들의 경우 이름까지 인쇄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구또한 천편일률적이어서 보내는 사람의 정성은 찾아보기 힘들다.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평소의 후의에 감사드리며' '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빕니다' '행운과 만수무강을 빌며' '끊임없는 지도편달을 바랍니다'등등 다분히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평소 바쁜 생활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하는 처지에 연말연시를 맞이해 그간나누지 못했던 훈훈한 정을 담은 사연을 직접 쓰거나 따뜻한 마음과 예의가담긴 덕담 몇마디라도 써서 보낸다면 받는 사람도 더욱 흐뭇하고 반가워할것이다. 그리고 각 기업체에서 보내는 홍보용 연하장이나 각종 서비스 업체에서 보내는 인사카드는 뜯어 보지도 않은채 그대로 휴지통에 들어가므로 아예 보내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한 카드나 연하장 제조업체에서도 천편일률적인 문구를 인쇄하기 보다는차라리 공간으로 비워두어 보내는 사람이 문구를 채울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성의없는 인사장은 불쾌감만 초래할 뿐이다.

장삼동(부산시 사하구 신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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