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생활 템포가 빨라진 탓일가. 마지막 남은 달력이 치워지기도 전에 새해 달력이 벌써 제자리를 차지하고 새해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과학적으로 분명 하루는 24시간이고 1년은 365일임은 변함이 없건만 왠지 나이가들수록 한해의 흐름이 자꾸만 빨라지는 것 같다. 주위에서 농담으로 세월의속도가 20대에는 20㎞, 30대에는 30㎞, 40대에는 40㎞, 50대에는 50㎞, 60대에는 60㎞로 달린다고 하였다.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되지 못하면 나의 삶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같은 세월의 흐름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에 불시착하게 될 것이다. 세월을 아끼며 살아야겠다.해마다 이때쯤 국가도, 기업도, 가정도 올 한해의 살림살이가 흑자인지 적자인지 결산을 해본다. 물론 경제는 생활의 기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은 빵이 없이는 못살지만, 빵만으로도 살 수 없는 존재이다. 그동안 우리는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왔고 지금은 어느정도 그 문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옛날 보릿고개시절과 아프리카의 극심한 기아문제를 생각할 때에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 풍요를 성취하는 일이 중요하고 어렵지만 그 풍요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는 일은보다 가치있는 일로 더 힘이 든다. 물질적 풍요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성숙된 정신적 풍요함이 뒷받침될 때만 그사회는 진정한 의미에서 풍요로운사회가 된다.
새해에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보편적 질서가 지켜지기를 기대해본다. 지도자는 지도자답게, 공무원은 공무원답게, 상인은 상인답게, 일반시민은 시민답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여 사회의 유기적 질서가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펼쳐지기를 바란다. 흔히 한국인은 잘 잊는다는 지적을 받지만 질서파괴의 필연적 결과와 값비싼 대가에 대해서 한국인은 결코 잊어서는안될 것이다. 인생 가계부는 경제적 흑자 못지 않게 사회질서를 지키는 절제와 인간적 사랑의 나눔을 통한 정신적 풍요로움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흑자로 판정되기 때문이다.
〈계명대 국제교육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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