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의 수사 바로 세우기

검찰은 노태우 전대통령을 기소한데 이어 전두환 전대통령도 어제 군사반란의 수괴혐의로 기소함으로써 두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어렵고도 힘든 일을 해냈다. 검찰이두 전직대통령을 한꺼번에 구속기소한 사례는 세계의 어느 나라의 검찰도 경험하지못한 엄청난 사건일 것이다. 사건의 실체는매우 부끄러운 것으로 나라의 체면을 크게 훼손시킨 것이지만 지금까지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을만 하다.국회서 비자금폭로로 노씨를 부정축재범으로 구속기소한 검찰은 대통령의5·18특별법 제정지시로 다시 전씨를 전격구속해 어제 군사반란혐의로 기소하기까지 그동안 숨가쁜 수사를 벌여왔었다. 어제 전씨를 기소하면서 노씨에게도 군사반란혐의를 추가했다. 이로써 전·노씨를 12·12사건의 주역으로법정에 세우게 됐는데 이제 검찰의 수사는 '역사 바로세우기'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생각된다.

이미 잘 알려져있지만 검찰은 '죄는 있지만 기소유예처분'했던 12·12사건을 다시 수사해 두 전직대통령을 주범으로 구속기소 했다. 또 앞으로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던 5·18사건도 관련자들을 법정에 세워야하는 입장이됐다. 두 사건의 불기소처분이 검찰의 자의였든 타의였든간에 이미 수사종결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해 종전의 판단을 뒤집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곤경에있다.

물론 검찰은 노씨의 비자금 사건으로 '사정이 변경됐다'는 현정부의 입장에 근거를 두고 12·12와 5·18사건에 대한 판단도 달라졌다고 재수사의 당위성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이유로 검찰의 판단변경을 전폭적으로 수긍하기엔 무언가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다. 검찰의 독립성에 아직도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떨쳐버릴수 없고 앞으로 수사가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지금 검찰은 사실상 본격적인 사정시국을 조성해놓고 있다. 그동안 끈질기게 나돌던 정치인들에 대한 사정도 시작된 것 같다. 사회 곳곳에 뿌리깊게내려있는 부정부패는 뽑아내야 한다는데 대해 딴소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이같은 썩은 것들을 빨리 쓸어내고 사정시국을 빨리 종결해야 한다.이런 이유때문에 검찰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욱 힘든 일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역사 바로 세우기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검찰의 '수사 바로세우기'라고 본다. 5·18특별법이 제정된 지금도 위헌시비가 사라지지 않고있다. 12·12와 5·18사건에 대한 검찰의 판단번복은 한치의 빈틈도 없는 재수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의 판단번복이 또다른 말썽을 부를수도 있기 때문이다. 종전의 잘못된 결정을 명쾌하게 바로 잡는 재수사가 역사 바로세우기를 좌우함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