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김수평 예술세계 한눈에

입력 1995-12-21 08:00:00

지난 89년 작고한 대구출신 작가이자 미술교육가였던 고 김수평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대규모유작전이 22일부터 새해 1월10일까지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린다.김수평유작전추진위원회와 대구문예회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유화와 수채화, 수묵화, 판화, 연필화등 1백여점의 손때 결은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끊임없이 실험하고 노력한 한 작가의 숨결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수 있는 자리다.

미술이론서 '조형의 원리'등을 출간하는등 저술활동을 병행,작가로서는 드물게 학구적이었던 그는 숭전대교수로 재직중 과로로 쓰러져 1년여의 투병생활끝에 46세를 일기로 타계한 비운의 작가.

42년 대구에서 출생, 고교(경북고)시절 작가 이강소씨등과 미술부에 적을두고 교우하며 학생4인전을 열었고 서울대 졸업직후 대륜고 교사(67년), 청주여자사범대 전임을 거쳐 74년부터 숭전대 교수로 강단에 서오다 78년 독일유학길에 올랐다.

브라운슈바이크대와 기이센대학 객원교수, 연구원 신분으로 현지 대학에서목판화 실기강의, 미술교육논문 저술과 화업을 병행했다. 그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8년여의 독일,오스트리아 체류기간동안 작가는 모두 여덟차례의 개인전과 국제전 참가등 그림에 대한 열정을 쏟았다. 86년 홀로 귀국,대학강단에 복귀해 부단한 작업과 미술교육에 열정을 쏟았으나 채 뜻을이루지 못하고 조용히 떠났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비교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미망인 김신자씨(철학박사 예술철학)는 이번 유작전에 때맞춰 그의 삶과 예술을 시대별로 정리한 한독대역도록 '김수평과 그의 예술'을 출간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초기에 앵포르멜경향의 작업을 보였으나 70년대중반이후이론적 연구등을 통해 여러차례의 변화과정을 겪으며 칸딘스키, 포트리에,클레등의 작업을 연상시키는 개성있는 화면을 구축했다는 평가다.다양한 재료실험과 기법연구등으로 그가 몰두한 기본테마는 세계와 인생을조화시키는 종교철학적인 빛으로 해석되는 '빛의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귀국후 추상화된 형식과성숙한 체험으로 새롭게 변모하는 과정에서 아쉽게짧은 생을 마감했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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