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기국회 결산

입력 1995-12-19 2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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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회 정기국회가 19일 본회의에서 5.18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마지막으로 1백일 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이로써 4년 임기의 14대국회는 내년1~2월 임시국회 개회여부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의 활동을 마감했다.이번 국회는 9월초 김대중씨의 국민회의가 민주당을 깨고 나옴에 따라 4당체제로 시작됐다. 전망은 여야의 극한대결이었다. 몸싸움과 고성 삿대질 날치기통과 등 구습이 그대로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국회는 의외로 14대국회를 통틀어 가장 짜임새 있는 활동을 벌였다는 평가다.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던 예산안 날치기 통과와법안심의 과정의 몸싸움은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의원들의 출석률도 어느때보다 높아 개점휴업 상황도 보기 어려웠다.

특히 예산안의 여야합의 처리는 14대국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를 의식, 신한국당은 부산경남, 국민회의는 호남,자민련은 충청지역의 사업성예산을 증액하는등 여야 '나눠먹기'식 예산심의였다는 지적은 받았다. 국정감사도 일부 야당의원들만의 독무대에서 여당의원들까지 가세,노력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내실있는 감사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임기 마지막에 와서야 비로소 발동이 걸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감기관의 수감태도에서는 14대 국회 막판이라는 점 때문에 임기초반보다는불성실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이처럼 비교적 충돌없이 평온하게 정기국회가 마감될 수 있었던 데는 국민회의의 공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회의는 창당직후 개회된 정기국회에 대해 "당의 존립과 성패는 소속의원들의 원내활동에 좌우된다"는 인식아래 당지도부가 나서 직접 의원들을 독려하고 충돌은 가급적 피한다는 방침을세웠다. 예산안 법정통과 약속도 지켰다.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정당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4당이 공히 국회에상황실을 설치하고 야당에서는 '국감일보' '의정소식'등을 발행하며 원내활동을 독려하는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다만 회기 중반에 터진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과 5.18특별법 문제는회기중반 이후를 지배하는 핫 이슈가 됨으로써 중소기업문제와 농어촌지원등민생관련 현안들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특히 여당의 대선자금문제와 김대중 김종필씨등 야당총재의 비자금수수사실.비자금계좌보유설 등은 소속 의원들의 감정싸움까지 촉발, 회기 막판 내내 국회전체가 이 문제에만 매달리게 되는 파란을 겪기도 했다.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소속정당의 보스를 위해 총대를 메는 의원들에 의해 4분발언과 긴급현안질의가 악용되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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