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음악)-결집역량 부족…큰이슈 적응못해

입력 1995-12-14 08:00:00

올해 대구음악계는 광복 50주년이라는 대외적인 큰 이슈가 있었지만 이에부응할만큼 결집된 역량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했다.공연장이 절대 부족해 유명공연들이 대구를 비켜가고 상임지휘자 공석으로인한 대구시향의 진통등대구음악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여러 사건들이 줄을 이었지만 작은 규모 실내악단의 잇단 창단, 대구시립오페라단과 영남오페라단의 성공적인 정기공연등은 풍성한 수확이었다.

올해 대구음악계 최고의 이슈는 대구시향의 상임지휘자 선임문제. 지난해10월 박성완씨(부산대 교수)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상임지휘자 선임은 우여곡절끝에 안드레이 스트라진스키가 추천됐지만 시향단원들의 강력한 반대로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예산타령으로 단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대구시나 1년여의 기간동안 보여준 대구음악인들의 무관심은 대구음악계의총체적인 발전을 늦추는 요소로 보여지기도 한다.

광복 50주년을 기념할 만한 음악회는 거의 없었지만 정부가 추진한 '세계를 빛낸 한국 음악인의 향연' 대구공연은 정트리오, 신영옥씨등 유명 음악인의 출연으로 이틀동안 만원사례를 기록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해묵은 문제인 공연장 부족현상은 올해 후반기 대구시민회관의 보수공사로최고조에 달했는데도 아무런 대책없이 한 해를 넘기게 됐다. 음악인들의 염원인 전문 콘서트홀 설립이나 2천석이상의 대공연장 설립문제는 일부 뜻있는음악인들 사이에서 불만사항으로만 떠돌뿐 설립을 위한 추진력을 보여주지못했다. 반면 음악애호가들은 대구를 비켜가는 아이작 스턴,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네빌 마리너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필즈, 레닌그라드 교향악단등 유명 공연을 보기위해 서울과 부산을 가야하는 문화 2류도시의 서러움을 겪어야 했다.

반면 대구시립오페라단은 후반기 정기공연 캐스팅을 모두 대구출신 성악가들로 구성해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영남오페라단은 대중적인 오페레타 '박쥐'를 대구와 서울에서 잇달아 공연, 오페라 인구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는호평을 받았다. 대구클라리넷 앙상블, 글로스 목관 앙상블, 그린 아트 실내합주단등의 창단은 대구의 실내악 발전을 가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며올해 각각 5회째를 맞은 '95 대구 현대음악제'와 '영남 국제현대음악제'는세계 각국 음악계의 흐름을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대구음악인들의 적극적인자세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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