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에 큰 몫을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율곡사업'에 따른 리베이트수사가 전혀 진전되지 않고있는 것같다. 이 사건은 핵심인물인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2년8개월간의 미국도피생활을 끝내고귀국함으로써 그 진상이 곧 밝혀질 것같은 기대를 했으나, 김씨가 결정적인대목에선 굳게 입을 다물고 있어 검찰의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검찰은 어제 김씨를 1억3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으나 수사의핵심인 차세대전투기의 기종이 F18에서 F16으로 바뀌게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얼마의 리베이트를 뜯어 노씨에서 전달했는지등에 대해선 김씨의 신병을확보하고도 전혀 캐내지 못한 것같다. 김씨가 귀국만 하면 율곡비리는 쉽게캐낼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다.귀국한 김씨를 공항에서 바로 검찰로 연행해 이틀동안 조사했지만 검찰이기대했던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같다. 김씨는 F18을 F16으로 바꾸도록 노씨에게 건의는 했지만 리베이트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노씨가 구속된뒤 이미 율곡비리로 사법처리됐다가 사면된이상훈.이종구전국방장관, 정용후.한주석전공군참모총장등을 다시 불러 조사했으나 별 소득이 없는것 같다.
검찰은 이처럼 율곡비리의 재수사가 진전이 없자 '어떤 묵계가 있는 것이아니냐'는 구설수까지 들으면서 김씨의 귀국을 추진해 김씨의 신병을 확보했지만 마지막으로 믿었던 이른바 '김종휘카드'도 별다른 효력이 없는 것같다.결국 검찰의 수사는 참고인이나 피의자의 입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 진상을 밝히지 못하는 아주 원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피할수 없게됐다.
이제 검찰이 걸고있는 한가닥 희망은 노씨의 스위스은행계좌가 있느냐는것이다. 노씨 딸이 미국서 불법소지했던 20만달러가 차세대전투기와 관련된리베이트의 일부일 것이라는 추측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율곡비리는 캐낼수있겠지만, 스위스은행 계좌마저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 율곡리베이트는 영원히 의혹으로 남을수 밖에 없을 것같다. 물론 이같은 최악의 상태는 없어야하겠지만 현재 검찰의 수사는 이런 상태를 배제할수 없는 형편이다.검찰은 관련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어 현재 수사가 답보상태이지만 시간이걸려도 모든 것을 꼭 밝혀내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가 장기화되면 결국 사건의 진상규명이 흐지부지되는 것이 상례였다. 이 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은 율곡사업에 대해 조사한 것이 많은만큼 관련자료도 많이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에서 벗어나 빈틈없는 방증수집등으로 수준높은 수사로 진상을 밝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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