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일본 고베 지진 등 막대한 피해를 동반한 대규모 지진이 지구촌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한데다 폭우 폭설 등 사상 최악의 천재지변이 전세계를공포에 떨게 했다.지난 1월 17일 일본 고베 부근에서 발생한 진도 7·2의 강진은 사망자 5천여명, 부상자 2만여명, 이재민 20만명 등 피해 규모가 자그마치 14조1천억엔(한화 약 1백9조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23년 도쿄 근처에서 발생해 14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관동대지진이후 일본에서 가장 큰 지진으로 기록됐다.
고베 지진으로 조선·철강산업의 중심지 고베시의 수많은 건물과 공장시설, 고속도로, 통신시설 등 사회기간시설이 파괴된 것은 물론 일본 수출물량의 12% 이상을 차지하던 고베항의 터미널 시설이 정상적인 운용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향후 6개월 이상 국가 총생산량의 0·5%에서 0·7%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베 지진은 정치적으로도 정부가 거의 반세기만에 일어난 최악의 국가적재앙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여론을 불러일으켜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을 자아내기도했다.
전문가들은 고베지진이 발생한 직후 2월부터 11월 사이에 이 지진과 맞먹는 대지진이 러시아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결국 5월 27일 러시아 사할린 북부 네프테고르스크에서 리히터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다.네프테고르스크는 30년전 원유채취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건설한 인구 3천2백명의 작은 도시. 러시아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이 지진으로주민 대다수가 죽거나 부상했으며 시내 건물의 약 80%가 무너져내리는 등 사실상 도시 전체가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5천억 루블(약7백81억원) 정도.
9월말에는 일본 도쿄 남서쪽에 위치한 이즈반도 일대에서 5천여회의 연속지진이 발생, 주민들을 불안케 했다. 10월 1일에는 터키 서부 아피온주에서진도6의 강진이 일어나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고, 7일에는 멕시코에서 진도7·2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밖에도 중국, 대만, 그리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심각한 피해를 수반한 지진이 계속됐다.대규모 지진 이외에도 폭우·폭설로 인한 피해도 엄청났다. 지난 2월 유럽은 강풍을 동반한 사상 최악의 폭우·폭설로 몸살을 앓았다. 1백50년이래 최대의 집중강우를 기록한프랑스 서부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해 16명이 사망했으며 파리를 흐르는 센강이 정상 수위를 4m나 넘겨 강변도로의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쾰른시를 지나는 라인강이 13개월만에 범람했고 라인강과 모젤강의 합류지점인 코블렌츠시는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겨 7천여명의 이재민을냈다.
또 지난 6월 중국 동남부 호남성에서는 40년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성도 장사시가 고립되고 4백여명이 사망했으며 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금세기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었다.〈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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