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평화협정 조인이후 영토분할.전범처리 "최대난제"

입력 1995-12-14 00:00:00

보스니아 내전이 마침내 끝났다.지난달 22일 미오하이오주 데이턴공군기지에서 가조인된 보스니아 평화협정이 14일 파리에서 정식 조인됐다. 2차대전이후 가장 참혹한 유혈분쟁이 막을 내린 것이다.

내전 당사자들은 앞으로 수주간에 걸쳐 협정이행을 위한 세부사항들을 논의, '서류상 평화'를 실제에 옮기게 된다.

이날 평화협정은 △보스니아 분할(크로아티아51%, 세르비아계 49%) △수도사라예보의 크로아티아 통제 △30일 이후 유엔군을 제외한 외국 병력 철수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조인 즉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보스니아 평화유지군의 작전권을 나토에넘겨주게 되고 18일경에는 6만여 나토병력이 보스니아에 배치된다. 이날 본에서는 내전당사자와 미국, 러시아, 유럽 주요국 각료 및 유럽안보협력기구(OECE) 관리가 모여 구유고지역 무기통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앞으로 6개월에서 9개월 내에 OECE 감시하에 보스니아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수많은 상흔을 안고 맺어진 평화협정 조인 후에도 내전의 불씨는여전히 남아 있다.

'땅 싸움'이었던 만큼 영토분할문제가 정식조인에 이어 내부 조인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라예보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는세르비아계의 반대가 극렬한 편. 12일 '데이턴 평화협정'조항 찬반 국민투표에서 세르비아계 주민 98.8%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처리와 인종학살을 둘러싼 내전당사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세르비아계는 그들의 지도자인 라트코 믈라디치와 라도반 카라지치를 전범으로 기소한 유엔의 처사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유엔이 새로운 정부에이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평화유지군에 이들 체포권한을 부여할 것으로 보여 세르비아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턴 평화협정을 사실상 주도할 빌 클린턴 미행정부의 지상군 파견문제다. 12일 클린턴대통령은 아직 파병 결정을 내리지못하고 있는 의원들에게 미국의 파병을 지지하고 비극의 장을 화해와 평화,진전의 장으로 바꿔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내 소식통들은 의회의 파병반대움직임이 약화되고 있어 가까운 시일내 합의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둔 클린턴대통령으로서는 지상군 파병이 '모험'일수밖에 없어 미국 평화유지군의 작전은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것이란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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