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생활 31년. 인생의 단 한순간도 경제적 어려움을 떨쳐버리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 최고 수영지도자라는 자부심을 잠시라도 잊은 적이 없다.경북체고 수영코치 박병일씨(50). 경북체고 수영부가 올해 전국체전을 비롯, 동아·아산기·회장기 등 5개 전국수영대회에서 남고부 종합우승의 영광을 차지할수 있었던 것은 박코치의 숨은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박코치는 대구·경북 수영의 빼놓을수 없는 산증인중 한사람이다. 전국가대표 김효철·천인태선수와 현국가대표 강기택선수 등 내로라 하는 지역출신수영선수 대부분 직접 가르친 제자이거나 '제자의 제자들'이다.동촌 금호강가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적부터 물과 친했다. 경북수영대회가열리면 한번도 1등을 빼앗긴 적이 없었다. 평영이 특기였다. 이런 실력이 19세에 경북수영연맹 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박코치가 전국무대에 첫 선을 보인 것은 67년 제4회전국체전. 경북수영의전국체전 처녀출전이었다. 이때 박코치는 평영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한개씩 따냈다.이때부터 전국체전 6년 연속입상의 기록이 시작됐다.
군제대후 5년간 서울태릉선수촌 수영장에서 일하다 75년 대구로 내려온 박코치는 77년 경북교육위원회에 수영순회코치 제도가 신설되면서 지금의 일을맡게됐다. 그해 34세의 늦은 나이로 지금의 부인(47)을 만났다."지지리 가난하면서 돈벌이 신통찮은 수영에 미친사내를 이해하고 포용해줄 여자가 없었다"는게 늦장가의 변명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는다. 생계를 위해 부업이라도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다. 체육생리·해부·역학·수영과학 및 해외일류지도자의 수영지도법 등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지식을 쌓는데도 시간이모자랐다.
남편으로서 1남1녀의 아버지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지도자로선 철저했다. 그는 지금까지 담배와 술을 가까이 해 본 적이 없다. 제자들에게 언제나솔선수범하는 스승이었다.
평생을 수영에 바쳐온 그도 요즘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엘리트 수영코치의 급료가 너무 적다보니 대부분이 지도자생활을 기피하고사설수영장으로 빠져나가는 현실 때문이다.
"나는 수영이 좋아 평생 이렇게 살았지만 지금 세대들은 어디 그렇습니까. 진정한 체육발전을 위해서는 운동지도자에게도 교사 수준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코치의 수영발전을 위한 현실적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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