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삼가야 할 일과 해야할 일

입력 1995-12-13 08:00:00

코르시카 괴물 프레주스 상륙→살인귀그리스로 향발→찬탈자 그레노블 입성→보나파르트 리옹점령→나폴레옹 폰덴브로 접근→황제폐하 내일 충성스런파리에 입성 하신다. 황제폐하 만세.1815년 유배지 엘바섬을 탈출한 나폴레옹이 시시각각으로 파리쪽을 압박해들어올때 보여준 당시 파리신문들의 헤드라인은 언론의 권력에 대한 '갈보짓'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언론의 '이중성' 극명

2백년이 가깝도록 먼 지난 일을, 그것도 남의 나라 언론보도 태도를 새삼스럽게 들추어 내는것은지금의 한국언론보도 태도는 과연 파리신문들을 비웃을만큼 온당한가 하는데 대한 자괴심이 머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노전대통령, 전전대통령으로 표기하던 전직대통령을 하루 아침에 약속이나한듯 노씨, 전씨로 강등해 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천하에도 없는 '대도'에 '반란군의 수괴'로 취급하고 있다.하기야 두 전직대통령이 집권과정에서 보여준무법성과 집권기간중 저지른각종 비리를 보면 그런 표현도 오히려 약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또 그동안 언론이 너무나 잘못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에 대한속죄의 자세로 그런 표현을 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보 양보해서 그러한 논리가 용납된다고 해도 작금의 언론보도 태도는 문제가 적지 않다.

중세의 마녀사냥보다 더 끔찍할 정도로 쾌도난마식의 인민재판부터 해대는권한은 도대체 누구로부터 받았단 말인가.

*무시되는 국민정서

누구누구를 불러 조사한다고 하면 다짜고짜 우르르 달려가 굴신도 못할 정도로 두들겨 패는 일부터 먼저 시작한다.

'이번에는 저놈이다'는 소리가 나오기 바쁘게 신나게 갈겨대고 한술 더떠서'요런 요런놈도 나쁜놈이다'는 식으로 고자질까지 앞장서서 한다.교도소에서 단식을 한다고 하자 뻔뻔스럽기 짝이없는 인간으로 매도해버리고 그 가족이 불공드리러 절에 가는것조차 가증스러운 일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설사 지존파와 같은 희대의 살인마라고 할지라도 그들에게도 누려야할 최소한의 인권은 있는 법인데 그것조차 제대로 통하는것 같지가 않다.하기야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국민감정이 어떠하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침묵하고 있는 상당수의 국민들은 현정부의 '역사 바로잡기'에 내심 이의를 갖고 있지 않은것도 아닌데 그러한 것들은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정치인들 대로 비자금의 불똥이 자기에게 떨어지지는 않을까전전긍긍하고 있고 경제인들은 뇌물죄 때문에 찍소리 못하고 있는 판에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수 없다'던 검찰이 다시 칼을 잡아도 특별검사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논조는 보이지 않는다.

행여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면 특정 정당 편들어주기라는 오해를 받을까봐서 일까.

*특검제 왜 주장않나

그러나 그토록 비리의 혐의가 짙던 '비자금 3인방'을 풀어주고 수백억대의뇌물을 준 재벌총수까지경제가 위축된다면서 불구속시킨 검찰의 태도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잃은지가 오래이지 않은가.

검찰소환에 불응했던 전씨 역시 검찰을 믿을 수 없다고 큰소리 치며 12·12와 5·18의 '정당성'을 나름대로 강변하고 있는만큼 뒤탈없는 '정당성'을인정받기 위해서라도 특검제도입을 주장하도록 언론이 권유해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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