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주인빠진 창립총회

입력 1995-12-13 00:00:00

12일 오후 경북대 복지관회의실에서 열린 사단법인 대구경북종합정보센터창립총회는 회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손님이 없는 잔칫집 분위기였다.종합정보센터의 주축을 이뤄야 할 경북도 대구시 지역언론사 상공회의소등이 창립총회가 열릴때까지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창립회원단체로 참여한 기업체는 대구은행과 신한정보시스템뿐이었다.이처럼 지역 기관단체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그간 대구시가 제3섹터방식으로 주식회사형태의 종합정보센터설립을 추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경북대가사단법인 형태의 정보센터를 갑자기 설립한데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21세기 고도정보화사회에 대비,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역주민생활 편익증대를 위해 정보센터를 설립한다는 대의명분에는 공감하지만 센터의 주인이 되어야할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지역 기관단체를 경북대는 철저히 소외시키며설립을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를 의식했음인지 박찬석 경북대총장은 회의서두에 "경북대가 갖고 있는시설과 인적자원을 지역사회를 위해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센터설립을 추진했을 뿐 다른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총장은 또 "대구경북종합정보센터는 경북대안에 있지만 경북대부설기관이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주민과 회원기관 단체의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총장의 이러한 해명에도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기업체들은 "혹 경북대가센터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들러리만 서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선임된 이사 10명 가운데 8명이 경북대 교수였기 때문이다. 또 창립총회 회의자료에서 밝힌이사선임대상자 45명가운데 무려 15명을 경북대 교수로 선정해 놓았다.

종합정보센터 운영을 경북대가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다른 참여업체나 단체에서는 1명만 이사진에 참여하고 경북대는 15명이나 이사진에참여해야 한단 말인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기업체가 참여하지않는 지역종합정보센터는 그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경북대는 독불장군식의 센터설립방식을 버리고 지역기관단체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할 것이다.〈이종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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