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영화…다가온 시련**그동안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휘두르며 남부럽지 않은 영화를 누렸던 전두환·노태우씨등 12·12 주역들이 맞는 올 12월12일은 그야말로 악몽과 같다.
전·노씨등은 일국을 호령하던 대통령에서 하루아침에 '반란의 수괴'로 철창에 갇혔고, 거사를 함께 했던 '동지'들도 무더기로 검찰에 소환돼 조만간비슷한 신세에 처할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역사도 다시 씌어지게 됐다. 당시에는 '국가전복 음모'를 분쇄하고 나라를보호하기 위한 애국적 행동이, 불과 16년만에 정권찬탈을 위한 '불법 군사반란'으로 재평가 받기에 이르렀다. 또 한번 역사가 전변하고 있는 것이다.과거청산과 쿠데타 주동자들에 대한 단죄는 이미 거역할 수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런 만큼 12·12 주역의 위상은 이제 '날개가 없다'고 하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정치권에 남아있는 인사들도 예외가 아니다.검찰은 지난 1일 재수사에 착수한지 열흘간 전·노씨외에 유학성 황영시박준병 김진영 허화평 이학봉 허삼수 정동호 고명승 정도영 박종규 권정달등12명을 소환,조사했다. 조만간 정호용 장세동씨등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이가운데 현역의원은 정호용 허화평 허삼수의원(신한국당)과 박준병(자민련) 정동호의원(무소속)등 모두 5명이다.
12·12 당시 50사단장(소장)이었던 정의원(대구서갑)은 여권의 특별법 제정결정과 전씨구속을 계기로 탈당결심을 굳히고 시기선택만을 고려하고 있는상태다.
지난해 검찰수사 결과그는 '반란부화뇌동'으로 분류돼 '공소권 없음' 결정을 받았으나 5·18 광주진압 당시 특전사령관으로서 핵심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법처리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그의 정치적 수명은 다하게 되고 자연히 정치무대에서 사라지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정치권 주변에서는 정의원이 '정치에 환멸을 느껴' 스스로 정계은퇴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당시 보안사령관비서실장(대령)으로 '4인방'중 하나였던 허화평의원(포항북)은 김대통령등 여권핵심부의 결정에 "좌익세력의 음모"라며 노골적으로반발해왔다.
그러면서도 신한국당을 스스로 떠날 생각은 없다. 당지도부가 강제로 쫓아내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그럴경우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5공 정통성과 치적'을 내걸고 지역민의 심판을 받으려 할 공산이 크다.허삼수의원(부산 동구)은 보안사인사처장(대령)으로 정승화육참총장 연행을 직접 실행한 인물이다. 그는 허화평의원과 달리 함구한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그역시 신한국당에서 공천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지역구도 부산이어서 입장이 여의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젠가 이런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판단 아래 "지역구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지역을 다져왔다고 한다.
자민련 박준병의원(충북옥천)은 20사단장(소장)으로 이른바 '경복궁 모임'의 핵심멤버로서 5·18때 광주진압에 참가했다.
김종필총재가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등 박의원 보호를 위해 동분서주하고있으나 그가 정의원과 함께 핵심관련자로 지목되고 있어 처벌을 피해 나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시 대통령경호실장 직무대리(준장)였던 무소속 정동호의원(경남의령·함안)도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전직의원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려온 12·12주역들도 처지는 비슷하다. 보안사정보처장을 지낸 권정달전의원은 옛지역구인 안동 탈환을 위해 상당한공을 들여왔다고 한다.
또 지난 93년재산관계로 불명예 퇴진했던 유학성전의원은 경북 예천에서정치적 재기를 도모하고 있으며 당시 합수부수사1국장(중령)이었던 이학봉전의원도 경남김해에서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5,6공 군사정권의 정통성이 전면 부인되는 상황에서 12·12 주역들이 정치생명을 연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대구·경북(T·K)과충청권의 역풍도있어 그 결과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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