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국면에 접어든 율곡수사

입력 1995-12-12 00:00:00

6공 최대의 비리로 알려지고 있는 율곡사업에 대한 수사가 열쇠를 쥐고 있는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귀국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6공정권이 수십조억원을 투입한 군현대화를 위한 율곡사업에서 거액의리베이트를 챙겨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에 한 몫을 했던 것으로 보이나 이사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김씨가 그동안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어진상을 밝히지 못하고 있었던 상태였다.'율곡비리'로 불리고 있는 이 부정부패사건은 그 규모가 엄청난 것이어서현정권이 출범하면서 제일 먼저 사정의 칼을 댄 것이기도 하다. 이 사건으로전직 국방장관을 비롯해 해군·공군참모총장등을 역임한 6공의 고위군관계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됐으나 6공기간동안 청와대의 외교안보업무를 관장하면서 이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되던 김씨는 미국으로 달아나 버려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김씨는 검찰의 간접조사에서 율곡비리 중에서 차세대전투기의 기종변경으로 많은 의혹을남겼는가하면 개인적으로 1억4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가운데 기소중지가 됐었다. 김씨가 귀국을 하지 않아 율곡비리는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그대로 묻혀버리는 것이 아닌가했으나 노씨의비자금파문으로 율곡비리가 재수사되면서 뜻밖에 김씨까지 귀국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것같다.

율곡사업은 육·해·공군의 전력증강을위한 현대화사업으로 각군의 장비를 첨단시설로 갖추면서엄청난 예산이 들어갔는데 이중에 공군과 해군에서장비도입을 싸고 검은돈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었다.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대목가운데 하나가 차세대전투기를 선정하면서 F18을 F16으로 바꾼 경위가무엇이었나하는 것인데 김씨가 귀국함으로써 의문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검찰의 재수사과정에서 소환된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기종변경은 김씨의 압력때문이었다고 진술한만큼 김씨는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비리를 밝힌다는 차원에서 거짓없는 진술을 해야할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국가안보를 위한 국방사업에서 검은돈을 뜯어냈다는 것은결코 용서받을수 없는 죄다. 누가 이 사건의 주범이고 공범인지는 반드시 밝혀져야만 된다.검찰은 그동안 수사의 걸림돌이 되고있던 김씨의 도피행각이 제거됐으니율곡비리의 전모를 빠른 시일내 밝혀야 할 것이다. 2년8개월동안 도피해 있으면서 어머니의 사망에도 귀국을 하지않았고 심지어 미국에 망명신청까지했던 김씨가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귀국한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있는 가운데 검찰과의 묵계설까지 나돌고 있는만큼 검찰의 수사결과는 더욱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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