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2·12-5·18 수사 이모저모

입력 1995-12-11 22:06:00

**허화평 "권총협박 사실무근"**○…12·12사건 당시 보안사 비서실장이었던 허화평의원(신한국당)은 10일오후 4시50분께 서울지검에 출두, "정승화 전총장이 무죄인지 아닌지는 무덤에묻힌 김재규가 무덤에서 나와 진술을 하면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며 오히려 신군부측의 무죄를 주장했다.

10일 오후 짙은 남색 바바리 코트 차림으로 검찰청에 출두한 허의원은 "12·12 당시 정승화 총장을 연행하면서 신군부측의 사전모의가 있었는지등에대해 이미 지난번 검찰조사에서 모두 다 밝혔다"며 이번 조사에 큰 비중을두지 않는 모습.

특히 허의원은 "12·12 당시 보안사팀이 정 전총장을 연행한 것은 김재규가 박정희대통령을 시해한뒤 정총장과 행동을 같이하는등 정 전총장의 행동이 불순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연행한 것"이라며 정 전총장 연행의 정당성을 주장.

허의원은 이어 "정 전총장이 무죄인지 또는 서빙고 분실에 연행된 것이 부당한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무덤에 있는 김재규가 무덤에서 나와 진술을 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해 자신들이 총장연행의 정당했음을 강변.○…허의원은 또 정 전총장에 대한 연행 과정에서 전두환씨를 비롯한 신군부 장성들이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면담하면서 권총을 소지하는등 간접적인강압 분위기를 조성한뒤재가를 요청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대답.

이날 허의원은 검찰청로비에서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로 직행하다 취재진들의제지를 받고 2차례나 포토라인으로 돌아가포즈를 취하는 촌극을 빚기도.

한편 허의원은 전두환씨가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갈 당시 바바리 코트차림에 흰색 목도리를 받쳐 두른 것과 마찬가지로 짙은 남색 바바리 코트속에 남색 체크무늬 목도리를 두르고 검찰청에 출두해 묘한 대조.…12·12사건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으로 반란모의에 핵심역할을했던 권정달 전의원은 10일 오전 10시40분께 서울지검에 출두, "정치를 떠나 경북안동에 낙향해 잘 지내고 있는데 갑자기 통보를 받고 어제 올라왔다"며 다소 짜증스런 표정.

회색 코트 차림의 권씨는 '최근 TV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사실과 같으냐'는 질문에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극구 부인했으며, '전두환씨 단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도.권씨는 또 '보안사 4인방'들은 요즘 자주 회동하느냐는 질문에 "자주 만날기회가 없었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뒤 조사실로 직행.

…보안사 인사처장으로 12·12당시 신군부측 핵심세력이었던 허삼수의원(신한국당)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귀가.

허의원은 '최근 TV드라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여러분도 잘알고 있지 않느냐"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부인.허의원은 12·12당시 반란모의 계획수립과 준비과정 등을 묻는 기자들의질문에는 일체 언급을 회피한 채 곧바로 청사를 벗어났다.

…12·12 당시 전두환보안사령관 등과 함께 최규하대통령에게 정승화 당시 육참총장 연행 재가를 요구했던 황영시 전1군단장은 이날 오후 1시께 자신의 검정색 그랜저승용차를 타고 검찰청사에 도착.

황씨는 청사로비에서 사진촬영에 잠시 응하면서 기자들에게 "몸이 안좋아시골(경기도 용인)에서 잠시 쉬고있는데 연락이 와서 오게됐다"며 "검찰에서모든걸 밝히겠다"고 답변.

한편 12·12 당시 제1공수여단 부단장으로 병력을 동원,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점령했던 이기용씨는 이날 낮 12시15분께 청사에 출두했으며, 오후 1시30분에는 당시 보안사 보안처장이었던 정도영씨가 검찰에 나와 조사실로 향했다.

…김상희 부장검사를 비롯 채동욱,임수빈 검사 등은 이날 오후 1시15분께수감중인 전두환씨에 대한 3차조사를 벌이기 위해 안양교도소로 출발.김부장검사는 기자들이 '전씨를 상대로 비자금부분도 조사하는가'고 묻자"답변할 수 없다"고 말한뒤 '그렇다면 조사한다고 봐도 되겠느냐'는 질문에"그래도 답변할 수 없다"고 응답,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하고있음을 암시.

김부장검사는 또 '전두환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진술을 잘하고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으며, '조사가 늦어질 것 같은가'라고 묻자 "수사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며 상투적인 응답.

○…12·12사건 당시 수도기계화사단장이었던 손길남씨(65)는 10일오후 4시께 검찰에 출두, 2시간동안 조사를 받은 뒤 오후 6시께 귀가.손씨는 이날 귀가하면서 "보안사 감청테이프녹음과 관련, 당시 장태완수경사령관과 윤성민육참차장과의 통화내용에 대해 검찰이 확인했다"고 조사내용을 소개.

손씨는 또 '당시 장사령관의 요청을 거부하고 병력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식 지휘계통으로부터 출동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보안사측으로부터 병력출동을 하지말라는 회유를 받은 사실은 있는가'에는 "그런 사실은 없다"고 극력 부인.

○…10일 오전 10시40분께 검찰에 출두한 12·12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 권정달 전의원은 14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11일 0시40분께 귀가하면서 소감을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닌 것 같다"며 입장표명을자제.

장시간의 조사로 다소 지친 표정의 권 전의원은 '12·12 거사이후 시국수습방안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는가'라는 물음에 "그 부분도 (조사를) 받았다"라고 답한 뒤 "하지만 시국수습에 관한 시나리오 자체가 없었다"며 비상계엄확대, 국회해산 등으로 대표되는 시국수습방안의 존재자체를 부인.권 전의원은 또 '지난번과 다른 조사내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지난번과마찬가지로 (반란모의)과정을 재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황급히 검정색무쏘 승용차를 타고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출발.

○…11일 오전10시 정각 12·12 당시 보안사 대공처장(중령)이었던 이학봉씨가 베이지색 바바리 코트를 입고 검찰 청사에 도착.

이씨는 자신의 그랜저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청사 현관으로 들어오지 않고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자청, 청사 계단앞에서 10·26부터 12·12에 이르는과정을 장황하게 설명.

그는 "10·26 당시 박정희대통령이 김재규에게 살해되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정승화총장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정총장이 박대통령 살해와 관련, 김씨와 상당한 공모가 있었으며 자신들의 정총장연행이 정당했다고 주장.

○…이씨는 특히 '정총장을 연행하기에 앞서 최 전대통령으로부터 연행재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에 관한 모든 법률적인 사항은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대답한뒤 "쿠데타를 하면서 대통령 재가를 받고 하느냐"고 반문.이어 그는 '그렇다면 강압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인가'라는 물음에 '말 실수'를 의식한듯 얼굴을 붉힌 채 아무런 말없이 황급히조사실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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