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조그만 상자 속에 아기꿩이 눈을 감고 조용히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었다. 꼭 아기가 자고 있는 듯 하였다."할머니, 이거 꿩이죠?""그래, 꿩이다. 이쁘지?"
"네, 누가 가져왔어요?"
"응, 산에 그냥 버려져 있길래 가져왔어"
"할머니, 이 꿩 내가 키우면 안돼요?"
"키워도 되지만 아기꿩은 엄마가 없으니 2~3일 후에는 죽을 거야"너무 귀엽고 이쁜 아기꿩이 죽을 것이라는 말에 갑자기 겁이 났다. 그렇다고 깊은 산 속에 다시 갖다 놓으면 누구에게 잡아먹힐 것 같아 그냥 집에서키워보기로 하였다.
해가 지고 어두워졌다. 자꾸만'께엑께엑'하고 우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없었다. 꼭 엄마를 부르는 소리 같았다. 밖에 나가 상자 속을 들여다 보며달래주었으나 소용없었다. 당장이라도 엄마꿩에게 데려다 주고 싶었다.밤새도록 그러다 날이 밝았다.아기꿩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침을 반겼다. 하룻밤 동안 죽지 않고 잘 견디어 주어서 고마웠고, 안심이 되었다.그러나 내가 학교에 갔다 오니아기꿩이 눈을 감은 채 쓰러져 있었다. 너무나 갑자기, 너무나 어이없어 나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비록 작은 새이지만 그 죽음이 나 때문이라 생각하니 더욱 슬프고 죄책감이 앞섰다.나는 죽은 새 옆에서 막 울었다. 할머니는 새의 죽음인데 그것 가지고 왜우느냐고 하였지만 나는 엉엉 울었다. 아기꿩은 가족을 잃었고, 그래서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아기꿩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르쳐 주고 땅 속에 묻혔다.
최가영(포항 자명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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